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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사진=CJ 공식블로그> |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추진하는 ‘음식한류’의 갈 길이 구만리다. 공격적으로 해외사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적자폭은 늘어나고 전망도 좋지 않다.
CJ푸드빌은 CJ푸드빌 일본법인에 36억 원의 채무보증 기한을 연장했다고 16일 밝혔다. 채무보증 기한을 연장한 것은 그만큼 기업의 현금흐름과 상환능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CJ푸드빌이 일본법인에 채무 보증한 금액은 모두 66억 원이다.
CJ푸드빌은 중국, 미국, 베트남 등의 현지법인에 800억 원 가량의 채무보증을 서고 있다. 2010년 229억 원에서 4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더 큰 문제는 채무보증을 선 해외법인 상당수가 실적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장을 늘리며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적자규모도 따라 커지고 있다.
CJ푸드빌은 현재 중국,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10국에 진출해 있다. 뚜레쥬르, 투썸, 비비고, 빕스 등 4개 브랜드를 앞세워 모두 190여 개의 해외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 가운데 최다규모다.
해외법인은 지난해 매출 1511억 원을 올렸다. 그 전해 497억 원에 비교하면 많이 늘었다. 그러나 손실액은 지난해 292억 원으로 2010년 99억 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무려 3배나 증가했다.
해외매장 가운데 한식브랜드 ‘비비고’의 일본 2호점은 문을 연 지 1년여 만에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CJ푸드빌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기 시작했다. 내수시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돌파구로 삼았다.
특히 이미경 부회장은 한식 세계화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된 후 CJ푸드빌의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2월 이 부회장을 소개하며 “CJ 식음료사업부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한식 세계화와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경제월간지 블룸버그마켓츠와 인터뷰에서 “세계 모든 사람이 일주일에 한 번은 한국 음식을 먹고 때때로 한국음악을 들으며 일 년에 두 번씩 한국영화를 보는 세상을 꿈꾼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한국의 밤’ 행사에서 한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노희영 당시 오리온 부사장을 직접 영입한 것도 한식 세계화를 위한 포석이었다. 노희영 고문은 오리온에서 ‘베니건스’, ‘마켓오’ 열풍을 일게 한 주인공이다.
노희영 고문은 2010년 CJ그룹에 합류해 글로벌 한식브랜드 비비고를 총괄했다. 비비고는 기획단계부터 해외시장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CJ푸드빌은 2010년 비비고를 출시하며 2020년 비비고 브랜드로만 해외에서 1조5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아직까지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2010년부터 해외매장을 내기 시작했지만 현재 비비고의 해외매장수는 14개에 불과하다.
뚜레쥬르, 투썸 등 다른 브랜드 역시 전망이 밝지않다. 2004년부터 해외진출을 시작했지만 진출 10년 동안 해외법인 중 흑자를 내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게다가 현지법인에 대한 채무보증이 늘어나면서 CJ푸드빌의 재무안정성도 위협받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지난해에 장기적 투자 의미의 해외사업에 집중하느라 수익성을 높일 수 없었으나 올해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에 맞춰 의미 있는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