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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는 왜 이베이와 손잡았을까

장윤경 기자 strangebride@businesspost.co.kr 2014-07-15 18: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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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 경매에 나온 모네 그림을 이베이에서도 살 수 있을까. 물음에 대한 답은 '그렇다'다.

세계 최대 경매회사 소더비가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와 손을 잡는다. 소더비 경매에 나온 미술품을 이베이를 통해서도 살 수 있게 됐다.

  소더비는 왜 이베이와 손잡았을까  
▲ 윌리엄 루프레히트 소더비 CEO
소더비가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베이와 제휴해 온라인으로 미술품을 판매한다고 15일 밝혔다. 소더비는 이를 위해 뉴욕 경매를 이베이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개장중이라고 했다.

소더비는 또 뉴욕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진행되는 실시간 경매 역시 이베이를 통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온오프라인 경매회사가 기술제휴를 함에 따라 예술품 수집가들은 원하는 예술품을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를 포함 온라인상에서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브루노 빈치구에라 소더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베이와 협력은 전 세계 수많은 잠재적 수집가들이 경매에 나설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소더비와 이베이는 온라인 예술품 경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본격적 준비를 시작했다. 이베이는 지난해 10월부터 소더비 경매를 선보일 웹사이트 코너의 디자인을 준비하고 있다.

소더비는 애플의 전자상거래 부문 책임자였던 R.J 피트먼을 영입했다. 소더비는 또 이베이사이트에 올려질 미술품 전시가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자체 팀을 구성해 이베이에 파견하기도 했다.

현재 전세계 예술품시장 규모는 650억 달러에 이른다. 오는 2020년까지 온라인 예술품시장 규모는 13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더비는 이베이 고객의 1%만 확보해도 상당한 매출증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베이 사용자는 현재 1억5천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소더비가 이베이와 제휴에 나선 것은 최근 실적이 부진한 까닭이다.

소더비는 2013년 매출 54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7% 가량 실적이 감소했다. 이에 반해 경쟁회사인 크리스티는 2013년 매출은 62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가 늘어났다.

소더비는 개인판매 매출부문에서도 크리스티에 비해 뒤쳐졌다. 크리스티는 지난해 개인에게 10억 달러를 판매해 9억650 달러를 판매한 소더비에 앞섰다.

윌리엄 루프레히트 소더비 CEO가 크리스티의 스티븐 머피 CEO를 라이벌로 강하게 의식한 점도 소더비가 온라인경매에 나선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크리스티의 스티븐 머피 CEO는 2010년 취임해 매출신장을 이끌었다. 특히 그는 회사의 온라인 전략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춰 왔다. 지난해 크리스티의 매출은 그가 취임한 2010년에 비해 36%나 증가했으며 그중 온라인 매출도 급속히 늘었다.

소더비의 윌리엄 루프레히트 CEO도 크리스티의 이런 대목에 자극을 받아 온라인미술품 경매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소더비는 왜 이베이와 손잡았을까  
▲ 대니얼 롭 소더비 최대주주
여기에 소더비 지분 9.7%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투자회사의 대니얼 롭 CEO의 입김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니얼 롭 CEO는 루프레히트 CEO에게 오프라인에서만 실시되는 사업관행에 대해 “복원이 절박한 옛 그림과 같은 상태”라고 비판했다는 것이다. 그는 루프레히트 CEO에게 “윌리엄 CEO는 소더비의 위기를 잘 견뎌온 유능한 관리자였지만 회사가 오늘날 공격적으로 나가는데 필요한 창의나 영감이 부족하다”며 사임을 요구했다.

대니얼 롭은 또 근현대 예술이 소더비의 미래에 갖는 중요성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성공적 온라인 판매전략도 내놓지 못한다고 경영진을 꾸짖기도 했다.

소더비가 과거에 온라인 경매를 아예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소더비는 지난해 실시한 경매 가운데 17%를 온라인 입찰로 진행했고 그 규모도 2012년에 비해 36% 증가했다. 소더비는 현재도 자사 온라인 경매 사이트 ‘비드나우’(BIDnow)를 통해 온라인 경매도 실시하고 있다.

소더비는 온라인 경매에 나섰다가 쓴 맛을 본 적이 있다. 소더비는 2002년 이베이와 첫 합작을 통해 온라인 실시간 경매를 도입하고 인력도 200명 가까이 채용했지만 시장여건이 성숙하지 않아 1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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