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다 폭염’으로 불리는 고수온 현상이 북극해 연어와 대구 개체의 감소는 물론 한국 어업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사진은 2018년 고수온으로 전라남도 함평군 인근 해안 양식장에서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돌돔.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가 불러온 고수온 현상인 ‘바다 폭염’이 북극해는 물론 한국의 바다에서도 어류 개체수 감소를 유발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유엔지역정보센터(UN Regional information Centre for western Europe, UNRIC)는 ‘북유럽 해양의 기후 변화와 영향’ 보고서를 내놨다.
유엔지역정보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15년 동안 기후변화로 북극해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해는 물론 인근 해역의 해양생물 개체 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극해와 인근 해역에서 해양 생태계를 떠받치는 플랑크톤 등 해양식물부터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양식 연어의 폐사율이 증가하고 극지방 대구가 민대구(Merluccius)로 대체되는 등 어업환경 변화도 예상됐다.
북극해의 얼음이 녹는 데 따라 해양 생태계가 타격을 받는 주된 이유는 바다폭염으로 불리는 '고수온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북극해의 얼음이 녹으면 바다 색이 짙어지게 된다. 바다 색이 짙어지면 흡수하는 햇빛의 양이 많아지게 되고 수온이 오르게 된다. 수온의 상승은 바다 생태계에 치명적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따르면 고수온 현상은 각 해역에서 30년 동안 관측된 해수면 온도 값 중 상위 10% 기준을 넘는 상태로 정의된다.
고수온현상이 지속되면 ‘해양열파’ 현상으로까지도 이어진다. 2018년 스위스 과학자 토마스 프롤리셔 교수 연구팀은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2.5°C 높은 날이 100일 이상 지속된 때를 해양 열파로 정의했다.
고수온 현상은 한국에서도 어업 종사자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한국은 국립수산과학원장이 해역과 상관없이 해수면온도가 28도를 넘을 때 고수온주의보를 발령한다.
지난해 경상남도에서는 7월6일부터 9월 1일까지 58일 동안 사천만, 강진만을 비롯한 도내 해역에 고수온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해당 기간 발생한 피해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으나 연안에 산란된 멸치알이 부화하지 않아 개체수가 감소하는 등 어업 생산량이 감소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됐다.
2021년에는 고수온 현상이 심각해 멸치 개체수가 크게 감소한 바 있다.
경상남도에 따르면 2021년 7월29일부터 8월26일까지 고수온경보 기간에 경남지역 멸치 선단 52개 가운데 3분의 1이 감척을 신청했다.
경상남도는 당시 피해어가의 수와 피해액 규모를 각각 213곳, 117억 원으로 추정했다.
제주도 또한 고수온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발표된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의 제주지역 양식장 예찰 동향에 따르면 제주 해역의 고수온 특보 기간은 7월12일부터 8월26일까지 43일 지속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고수온에 따른 피해신고 건수는 26건으로 최근 3년 동안 가장 많았다”며 “피해 어가와 규모 또한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국가수석대표를 지낸 윤원태 전 국제기후환경센터 대표는 "엘니뇨의 가열 효과로 지구온난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폭염이나 폭우 등 기상현상의 변동 폭 또한 매우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기후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에너지와 산업의 전환이며 화석연료 문명을 마감하고 청정에너지 사회로의 전환만이 유일한 대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