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은행 예금금리에 주목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추진한 긴축 정책의 실제 효과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미국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에도 상업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가 낮아 은행은 자금 조달금리 측면에서 긴축효과가 크지 않다”며 “미국 은행의 예금 금리가 한동안 경기의 전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 미국 은행 예금금리에 주목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효과 현실화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
중앙은행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시장의 긴축흐름은 다음과 같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도 오른다. 사람들은 이에 따라 은행에 돈을 더 맡기고 싶어 예금이 늘어나고 시장에 유통되는 통화량이 줄어든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연준이 급격히 금리를 올렸음에도 상업은행의 예금금리는 얼마 오르지 않은 것이다.
강 연구원은 “현재 미국 상업은행의 전체 예금 금리는 평균 0.35%에 불과하다”며 “정책 금리 인상에 따라 얼마나 민감하게 예금금리가 올라가는지를 측정하는 ‘예금 베타(Deposit beta)’도 미국 연준이 과거 금리를 올리던 때보다 과도하게 낮다”고 분석했다.
예금베타는 예를 들어 기준금리가 100bp(1bp=0.01%포인트) 오를 때 예금금리가 50bp 오르면 0.5가 된다. 현재 미국 상업은행의 예금베타가 과거 금리인상 시기에 비해 낮다는 이야기다.
미국 상업은행들이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은 이유로는 코로나19 이후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꼽혔다.
강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 뒤로 단행된 대규모 양적 완화와 재정지원 효과로 은행이 상당한 규모의 초과저축을 보유하게 됐다”며 “이에 따라 예금 금리를 높여 저축을 유도할 요인도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예금 금리가 조금씩 오르면서 연준의 긴축흐름도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강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긴축 정책으로 은행의 초과저축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질 것이다”며 “3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로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상 요인도 커질 것으로 보여 연준의 긴축효과가 실물시장에서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