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3-03-14 14: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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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케미칼이 친환경 플라스틱사업 확장에 공을 들인다.
SK케미칼 대표이사에 내정된 안재현 사장은 과거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의 사업구조를 친환경 중심으로 바꾸는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등 친환경사업 경험이 많은 경영인으로 꼽힌다.
▲ 안재현 SK케미칼 사장(사진)이 친환경사업 경험을 살려 화학적 재활용 코폴리에스터 가치사슬 구축을 통한 친환경 플라스틱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SK케미칼의 화학적 재활용 코폴리에스터 중심 그린소재(화학)사업 부문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SK케미칼 안팎에 따르면 안 사장은 대표이사 내정 직후 코폴리에스터사업 확장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폴리에스터는 내화학성이 뛰어난 고투명 열가소성 비결정형 수지로 환경 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A 검출 우려가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소재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화장품 용기 등을 중심으로 쓰임새가 많아지고 있다.
안 사장은 지난해 12월1일 SK케미칼 사장에 선임되면서 대표이사에 내정됐는데 코폴리에스터사업과 관련한 성과를 잇달아 이끌어내며 바쁜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안 사장은 최근 SK케미칼이 중국 그린소재 전문업체 슈에의 화학적 재활용 원료사업 관련 자산을 1300억 원에 인수하는 건을 마무리 지었다.
이 계약을 통해 안 사장은 SK케미칼의 화학적 재활용 코폴리에스터 가치사슬을 완성하게 됐다.
SK케미칼이 인수하는 슈에의 자산에는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재활용 원료(r-BHET)를 생산하는 해중합 공장이 포함됐다. 해중합이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플라스틱 원재료인 단위체로 바꾸는 기술이다.
기존 코폴리에스터는 고순도테레프탈산(PTA)과 폴리에스터 원료(MEG)에 사이클로핵산디메탄올(CHDM)을 더해 생산되는데 SK케미칼은 CHDM과 더할 원료를 화학적 재활용 원료(r-BHET)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SK케미칼은 CHDM도 직접 생산하고 있다.
SK케미칼은 2000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코폴리에스터 상용화에 성공한 뒤 2021년 말에는 세계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코폴리에스터 양산에 성공했다.
SK케미칼은 재활용 원료의 직접 생산을 통한 가치사슬 확보로 코폴리에스터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날에는 한국콜마의 자회사로 국내 화장품 용기 시장점유율 1위인 연우와 손잡고 코폴리에스터를 실제 제품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길을 마련했다.
SK케미칼이 연우에 화학적 재활용 코폴리에스터 등을 공급하고 이를 활용해 연우가 친환경 고투명 화장품 용기를 개발에 글로벌 화장품 고객사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안재현 사장은 슈에의 자산을 인수하며 “화학적 재활용 원료 조기 확보를 기반으로 재활용사업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글로벌 확장과 재활용 사업모델 고도화를 통해 세계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안 사장은 전문성을 살려 SK케미칼의 친환경사업 성장에 속도를 붙이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친환경사업 전문가로 꼽힌다.
안 사장은 2018년부터 SK건설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SK건설이 회사 이름을 SK에코플랜트로 바꾸며 친환경사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특히 다수의 인수합병을 공격적으로 추진했다.
SK건설은 2020년 9월 환경 플랫폼기업인 EMC홀딩스를 1조 원에 인수했다. 안 사장은 당시 EMC홀딩스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친환경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2021년 5월 SK에코플랜트로 회사 이름을 바꾼 뒤에 SK에코플랜트는 같은 해 폐기물 처리기업 4곳(클렌코,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DDS)과 환경 관련 기업 3곳(도시환경, 이메디원, 그린환경기술)을 잇따라 인수했다.
안 사장이 초석을 다진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들어 3분기까지 환경사업 부문에서 매출 5256억 원을 거뒀다. 단 3개 분기 만에 2021년 환경사업 연간 매출 4408억 원을 뛰어넘으며 환경사업 확대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
SK케미칼은 화학사업 부문에서 2022년 이후를 ‘신규 성장 동력 확보 및 성장기 돌입’ 구간으로 삼고 화학적 재활용 소재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중장기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SK케미칼은 앞서 2020년을 바이오에너지(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 제조 및 판매)사업 매각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 시작’의 해로, 2021년을 세계 최초 화학적 재활용 코폴리에스터 상용화를 시작한 ‘주력사업 집중 기반 마련’의 해로 보냈다.
연간 코폴리에스터 생산능력은 2021년 21만 톤에서 2026년 30만 톤, 2030년 40만 톤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전체 코폴리에스터 가운데 화학적 재활용 코폴리에스터가 차지하는 비중을 2021년 1%에서 2026년 50%, 2030년 100%까지 확대한다.
안 사장은 1966년생으로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과정(MBA)을 마쳤다.
대우와 대우증권에서 일한 뒤 2001년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SK디앤디 대표이사, SK가스 경영지원부문장을 지났다. SK에코플랜트에서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비즈 부사장으로 일하다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안 사장은 2021년 연말 인사에서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 말 인사에서 SK케미칼 사장에 선임되며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28일 열릴 SK케미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SK케미칼 대표이사에 오른다.
SK케미칼은 안 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며 “SK디앤디, SK가스, SK에코플랜트, SK디스커버리를 거치며 다양한 투자 및 인수합병을 주도했고 특히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신에너지 사업구조 전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