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TV사업에서 QLED와 올레드를 앞세우는 투트랙 전략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
[비즈니스포스트]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TV사업에서 올레드(OLED)를 QLED와 함께 내세워 점유율과 수익성을 모두 잡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올레드TV에 무게중심을 두지 않고도 QLED TV만으로 세계 TV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했다. 한 부회장은 성장하는 올레드TV 시장에도 적극 대응해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에서 입지를 다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올레드TV의 중장기적 성장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의 전망을 보면 TV용 올레드 패널 출하량은 2022년 650만 대 수준에서 2027년 1410만대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TV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침체가 나타나면서 수요가 침체되는 모양새를 나타냈지만 프리미엄 제품인 올레드TV 시장은 단단한 하방지지를 받으며 올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레드TV 출하량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14% 증가한 740만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회장이 국내 올레드TV 시장을 다시 두드린 이유도 이와 같은 올레드TV 시장의 본격적 개화 움직임 때문이다.
여기에 올레드TV의 경쟁력을 짓눌러왔던 LCD패널 가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고가의 올레드TV를 선택할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레드TV에 들어가는 패널은 LCD와 비교해 생산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LCD와 가격 차이가 좁아질수록 경쟁력이 돋보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동안 중국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LCD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이 물량공세를 통해 LCD TV의 가격을 끌어내리면서 올레드TV의 경쟁력이 떨어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올레드TV 시장 재진입에 소극적이었던 것도 이런 시장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2013년 올레드TV를 출시했으나 당시 기술문제와 시장성 등을 이유로 이내 손을 뗀 바 있다. 한 부회장 역시 2020년까지만 해도 세계 전자박람회 CES2020에서 “올레드TV 사업은 영원히 안 한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022년 3월 북미와 유럽에서 올레드TV를 내놓으며 다시 발을 들여놓았고 9일 10년 만에 안방 국내시장의 문도 다시금 두드리고 있다. 그만큼 수익을 낼 기반이 마련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부회장은 올해 올레드TV 출하목표를 지난해 QLED TV 판매 규모의 15%선인 최대 150만 대로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리하지 않고 수익성을 지켜나가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시장점유율은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적용한 QLEDTV를 앞세워 지켜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퀀텀닷은 반도체의 특성을 나타내는 나노입자로 외부에서 전기 등 에너지를 가하면 특정 파장의 빛을 내는 특징을 지녔다. 특히 입자의 크기에 따라 방출하는 빛의 색을 조절하면 기존의 발광소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고순도의 깨끗한 색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QLED TV를 앞세워 지난해 글로벌 TV시장에서 금액기준으로 점유율 29.7%를 나타내며 17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QLED TV는 지난해 965만 대가 팔렸다. 2017년 처음 선보인 뒤 지난해까지 6년 동안 누적판매 3500만 대를 넘어서며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을 개발한 영국기업 나노코와 2020년부터 특허분쟁을 벌여왔지만 지난해 합의를 이루면서 사업을 더욱 키워나갈 토대도 마련해뒀다.
한 부회장은 QLED TV의 대중적 인기와 더불어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올레드TV를 펼쳐놓는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공고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TV 시장에서 17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전자를 믿고 선택한 소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앞으로도 초연결 시대에 앞서나가기 위해 혁신을 거듭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