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SK텔레콤 유영상 이프랜드 세계화, 해외 통신사와 협력 집중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사진 가운데)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며 메타버스 이용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사진은 유 사장이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오른쪽)과 MWC2023 SK텔레콤 부스를 둘러보며 환담하는 모습. < SK텔레콤 >

[비즈니스포스트]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며 이용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해외 이용자를 끌어 모아 플랫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지만 해외 메타버스 강자들과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2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해외 유력 파트너사와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며 현지 특화 서비스 발굴·도입을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현지시각 2월27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되고 있는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3)'에서도 주요 통신사들과 메타버스 협력을 비중 있게 추진했다.

SK텔레콤은 독일 도이치텔레콤 및 미국 티모바일US와 이프랜드의 독일·미국 진출에 합의했다. 이를 통해 3사가 마켓 테스트를 함께 진행하고 지역에 특화된 메타버스 콘텐츠 발굴과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기로 했다. 

28일에는 악시아타, 셀콤디지와 메타버스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악시아타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네팔 등에서 가입자 2억 명을 보유한 통신사다. 셀콤디지는 말레이시아 통신분야 1위 사업자다.  

SK텔레콤은 동남아시아에서 한류 문화 관심도가 높은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한 이프랜드 서비스를 개발해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영상 사장은 “이프랜드의 글로벌 진출에서 각국 주요 통신사들은 중요한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글로벌 사업자들과 협력을 통해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의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프랜드는 다양한 가상공간과 아바타를 통해 이용자의 메타버스 서비스 경험을 극대화한다는 목표 아래 SK텔레콤이 2021년 7월 선보인 플랫폼이다. 사용 편의성을 늘리고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며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유인 방안을 넓혀가고 있다.

해외 진출을 통해 이용자 저변을 넓히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등 49개 국가에 이프랜드를 동시에 선보인 뒤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제휴를 확대하며 현지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MWC2023에서 통신사들과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이런 글로벌 저변 확대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용자 확보는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이프랜드의 해외 진출 본격화로 SK텔레콤이 메타버스의 사업화와 수익모델 구축도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플랫폼에서 이용자 수는 향후 수익 모델을 붙여 상용화를 꾀하는 데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져 광고 효과를 노리는 회사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매·유료 서비스 등을 붙여가며 수익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실제로 활동하는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플랫폼 경쟁력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선발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는 만큼 유영상 사장으로서는 이프랜드가 해외 이용자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도록 플랫폼의 매력 요소를 더하며 경쟁력 강화에 더 속도를 낼 필요성이 크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현재 이프랜드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약 400만 명에 이른다. 2021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해 2월 월간 활성 이용자수가 약 125만 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장성으로 여겨진다.

다만 국내외 선도적 위치의 경쟁 플랫폼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뒤처진다.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지난해 이미 월간 활성 이용자수 2천만 명을 넘겼다. 

가장 성장세가 가파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꼽히는 미국 로블록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이미 2억 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으로서는 갈 길이 먼 셈이다. 

게다가 메타버스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각축을 벌이는 무대이기도 하다. 메타버스 사업화 의지를 회사 이름에 반영한 메타와 모바일 시대 주도권을 메타버스 시대에도 이어나가려는 애플 등은 막대한 자본력과 기술력, 네트워크를 동원해 자신들의 메타버스 플랫폼 경쟁력을 키워나가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도 직간접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키우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SK텔레콤이 이프랜드의 단기간 성장세에 안주하기보다는 더욱 고삐를 죄야 하는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유영상 사장은 이프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통해 이용자 저변을 넓히면서 이용자들이 이프랜드를 지속해서 이용하고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매력 요소들을 더하는 데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프랜드 내 경제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금전적 인센티브은 이용자의 참여 동기를 높이고 흥미를 더하는 요인으로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이프랜드 정기 업데이트를 통해 이프랜드에서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도입했다. 이프랜드 내 활동을 통해 포인트를 적립하고 아이템 구매 등에 사용할 수 있으며 개인 계좌로 현금화할 수도 있게 했다. 

애초 거론됐던 암호화폐 대신 대체불가토큰(NFT)를 도입해 경제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대체불가토큰을 비롯해 이용자 편의를 높일 수 있는 경제시스템 구축 방안을 광범위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프랜드 내 경제시스템 구축은 SK텔레콤이 수익 모델을 만드는 데도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2월 지난해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안에 이프랜드에 인앱결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인앱결제는 애플리케이션 내 유료 결제가 이뤄질 때 운영업체가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활용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현재 구글과 애플 등이 인앱결제를 통해 수수료로 최대 30%를 챙기는 것처럼 이프랜드에 인앱결제가 도입되면 SK텔레콤도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프랜드에 인앱결제 시스템이 도입되면 이프랜드가 본격적 매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앱결제는 당장 수수료 수익 목적 보다는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대체불가토큰이나 인앱결제 도입 등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다양한 방안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