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넥슨(NXC) 회장은 왜 진경준 지검장에게 넥슨 주식을 뇌물로 제공했을까?

김 회장이 진 지검장에게 주식을 준 2005년은 넥슨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을 본격화하면서 일본증시 상장을 준비하던 때다.

김 회장이 게임사업을 하면서 법적 문제에 시달렸는데 넥슨의 도약을 준비하면서 법조계에 든든한 울타리를 세울 필요성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 넥슨 도약 시기에 검찰 울타리 필요했나

14일 검찰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이 진 지검장에게 넥슨 주식을 살 4억2500만 원을 건넨 2005년은 넥슨에게 성장의 분기점이 되는 시기였다는 점에서 돈을 준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김 회장은 당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가 불거질 경우에 대비해 진 검사장에게 일종의 '보험'을 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회장은 현재 체제를 갖추는 과정에서 배임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05년 넥슨은 지주회사 넥슨홀딩스(현 NXC)와 사업회사 넥슨으로 물적분할했다. 그 뒤 사업회사 넥슨은 일본법인인 넥슨재팬으로 본사 지위를 이전해 넥슨재팬이 넥슨으로 이름을 바꿨고 기존 사업회사 넥슨은 넥슨코리아로 이름을 변경했다.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 과정에서 넥슨재팬이 넥슨의 지분 전량을 40억7700만 원에 사들였는데 이 금액은 기업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액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5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넥슨은 영업이익 505억 원, 당기순이익 633억 원을 냈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옛 넥슨홀딩스)는 2009년 서울에서 제주도로 이전했는데 이를 두고 세금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형식적으로 이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투기자본감시센터에 따르면 NXC는 제주도로 이전한 뒤 정부정책에 따라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법인세를 전액 감면받는 등 현재까지 3천억 원 이상의 법인세 감면혜택을 받은 것으로 추산되는데 2009년 이전할 당시 NXC의 직원은 9명이었다.

◆ 넥슨,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받기도

김 회장은 게임사업의 특성상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고소고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진 검사장의 힘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지금은 게임이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2000년대 초중반에는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부정적이었다. 게임회사 대표를 상대로 학부모나 시민이 고소고발을 하는 일들도 잦았다.

이런 고소고발 사건으로 경찰서를 오고가야 하는 일은 게임회사 대표로서는 매우 피곤한 일이다. 김 회장도 이런 사건들을 무마하는 데 힘을 써줄 검찰의 유력인사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

넥슨 계열사와 임직원은 검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넥슨코리아는 2011년 11월 PC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데이터 백업 서버를 해킹당했다. 이 사건으로 이용자 1320만여 명의 이름과 아이디,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당시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관리조치를 소홀히 했다며 넥슨코리아 법인과 서민 당시 넥슨코리아 대표 등 임직원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검찰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