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의 매각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KDB산업은행과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1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금타이어 매각을 위한 첫 주주협의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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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금호타이어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날 금호타이어 매각가치, 인수가능 후보자 등 매각 타당성 검증결과를 채권단에 전달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금호타이어의 매각을 위한 경쟁환경이 충분히 조성된 것으로 보고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6월 전세계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투자자(SI) 수십 곳에 회사 소개서를 배포해 투자자 설명회를 진행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상당수의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타이어업체가 금호타이어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금호타이어는 한때 중국 타이어생산에서 1위를 다툴만큼 우수한 생산능력을 갖춰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고 있다.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비용이 세계 최상위권이라는 점도 높게 평가된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채권단이 42.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 내 지분비율은 우리은행 33.7%, 산업은행 32.2%, 국민은행 9.9%이다. 매각결의를 위해서는 주주협의회 의결권 기준 75%가 필요하다. 이 세 기관이 동의하면 매각결의가 가능하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은 시가로 약 6500억 원 수준이다. 증권업계는 채권단이 매각하는 지분의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금액은 최소 1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정식 매각공고는 채권단에 속한 금융기관들이 각자 내부논의를 하고 매각결의 절차를 거친 뒤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의 상반기 실적까지 반영할 계획을 세운 만큼 9월에 정식 공고가 나올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한다.
금호타이어의 잠재적 매수자로 자동차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언급되고 있다.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어떻게 인수전에 뛰어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금호산업을 인수할 때와 달리 이를 제3자에게 양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박 회장은 지난해 금호산업을 7228억 원에 인수했는데 금호타이어 인수할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에 이어 금호타이어까지 되찾아 그룹재건을 완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한 뒤 응찰자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자금을 충분히 모아 입찰을 통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