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동부 바닷가의 겨울은 서울보다 따듯한데 오랜만에 큰 눈이 왔다. <캐나다홍작가> |
[비즈니스포스트]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20대로 돌아가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은 게 있다면?” 이 물음에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주 100시간씩 일하던 시간을 좀 줄이고 대신 투자 공부를 더 해!”
워커홀릭 학원 강사로 20년을 일하고 사십대에 조기 은퇴해 캐나다로 이민을 왔다. 은퇴한 뒤 시간 부자가 되고 나서야 투자 공부를 제대로 할 여력이 생겼다. 요즘은 도움이 되는 책도 많고 영상, 강의도 많아서 다행히 공부가 수월하다.
공부로 세계 경제를 보는 시각이 더 넓어지고 요령이 쌓이면서 지난 20년에 대한 아쉬움도 커졌다.
그간 돈만 벌 줄 알았지 제대로 공부하고 투자해서 크게 불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초반에 주식 투자로 손실을 본 뒤로 주식을 멀리했으며 부동산 투자도 실수를 반복하다 요령이 생긴 서른 중반부터 상가투자로 겨우 괜찮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미세먼지를 피해 살고 싶은 마음에 예상보다 일찍 조기 은퇴를 하느라 소박한 자산으로 절약하며 사는 중이다. 미니멀리스트가 된 지금도 만족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지만 경제적 여유는 크면 클수록 마음이 편한 것이니 아쉬움은 있다.
복리 72의 법칙(72/복리이자율 = 원금이 두 배가 되는 해)을 참고해 계산해보니 ‘대박’ 나는 투자가 아니라 연평균 5% 정도의 복리 수익만 거두는 투자를 했어도 지금 자산의 2배 이상 보유할 수 있었다. 이런 아쉬움은 지금이라도 매일 경제 공부, 돈 공부를 열심히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 투자 결과도 나아지고 있다.
다행히 요즘 젊은 세대 중에는 일찌감치 투자 공부에 뛰어든 이들이 많다고 한다. 월급이 평생을 보장하지 못하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고 투자의 중요성을 일찍 깨우친 현명한 세대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더 나은 경제적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아졌다.
내 세대만 해도 돈에 대해 말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컸다. 속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돈에서 의연한 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돈은 살기 위해 평생 필요한 중요한 자원이다.
그러니 의연한 척을 하기보다는 그 중요성을 인정하고 합법적 범위 안에서 효과적인 길을 찾으려 노력하는 게 더 솔직하고 지혜로울 수 있다.
치열한 경쟁이 기본값처럼 돼버린 한국에서는 잘 벌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취업 뒤엔 정말 열심히 일한다.
그런데 어떻게 공부하고 취업해서 돈을 벌지에 큰 신경을 쓰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그 이후의 과정에는 신경을 덜 쓰는 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모을 줄도 알아야 하고 모은 것을 제대로 불릴 줄도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모을지에 대한 성찰과 철학이 없으면 의미 없는 소비들에 매달릴 수도 있다. 어떻게 불릴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절실하지 않으면 금수저가 아닌 것에 속상해만 하다가 자기 노력으로 중간 수저라도 될 수 있는 길을 못 볼 수도 있다.
공부를 전혀 안 하다가 한두 달 최선을 다했다고 서울대 합격을 바랄 수는 없는 것처럼 투자 공부, 돈 공부도 단기에 대박 결과를 낼 가능성을 거의 없다. 짧은 식견에 실수하고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 꾸준히 일상처럼 돈 공부를 하길 바란다.
밥 먹고 씻고 운동하고 일하는 것처럼 돈 공부도 일상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시간을 내길 바란다. 오년 후, 십년 후, 이삼십 년 후, 점점 쌓여가는 효과는 대단할 것이다.
투자 공부, 돈 공부를 위한 좋은 자료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절대 왕도는 없으니 어느 한 영상이나 책에만 꽂히기보다는 검증된 여러 투자 고수들의 다양한 책을 읽어 보길 바란다.
▲ 이민 전후로 캐나다 관련 돈 공부도 해오고 있다. <캐나다홍작가> |
고수들마다 말하는 교집합 부분은 특히 중요한 점이다. 기초 단계로 아래 분야마다 여러 권씩 읽어보기를 권한다.
- 한국에선 오랜 투자 트렌드였던 부동산에 관한 책
- 최근에 다시 투자 트렌드가 된 주식에 관한 책
- 그 외에도 여러 기타 재테크 책
- 성공한 투자가들의 자서전
- 요즘을 분석하는 트렌드 관련 책
- 향후 전망을 예측하는 미래학 책
투자를 잘 모르면 주변에 부동산, 주식으로 돈 버는 이들이 급증하는 최고 거품 상태에서야 ‘나도 해 볼까’ 싶어 발을 담그고 큰 손해를 본 뒤 후회하며 ‘투자 철벽인’으로 회귀하는 수순을 밟기도 한다. 보통은 투자한 게 잘못이 아니라 무지한 채 투자한 게 잘못인데 본인만 이유를 오해하는 것이다.
벌써 100세 시대이고 지금 젊은층은 그보다 더 긴 인생을 살 수도 있다. 이런 긴 노후에도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잘 살아가려면 소액인 국민연금이나 불확실한 노년 취업에만 기댈 수는 없다.
그러므로 사실 투자는 우리의 직업과도 같아야 한다. 은퇴 후에도 직업처럼 본격적으로 할 일의 첫째가 사실 투자일 것이다. 은퇴 전에도 투잡처럼 병행해야 좋은 것이 투자이다.
평생에 걸쳐 일상처럼 당연하게 해나가야 할 게 바로 투자이다. 돈 공부를 일상처럼 해나가는 이들이 더 늘어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캐나다홍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