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한진이 한진해운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가 한진그룹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계속 고개를 들고 있다.
한진은 13일 한진해운으로부터 베트남 터미널법인 지분 21.33%를 230억 원가량에 취득했다, 이 터미널은 한진해운과 베트남 국영기업, 일본과 대만 해운사들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컨테이너 터미널이다.
|
|
|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한진은 지난해 말 한진해운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신항만 지분 50% 전량을 1355억 원에 인수했고 최근 동남아항로 일부 운영권도 621억 원에 넘겨받기로 했다.
한진은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6월 말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 16.67% 전량을 신세계그룹의 센트럴시티에 1658억5천억 원에 넘겼다.
증권 전문가들은 한진의 한진해운 지원이 아직은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3일 “한진이 한진해운으로부터 비교적 우량한 자산을 적절하게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진해운신항만 지분 매입은 대한항공 지분 매각대금을, 동남아항로 운영권과 베트남 터미널법인 지분 매입은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 매각대금을 활용해 추가 차입금도 없었다”고 분석했다.
한진해운신항만은 2007년 9월에 설립됐는데 2009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한진해운신항만의 영업이익은 2009년 108억 원에서 지난해 536억 원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5.3%에 이른다.
올해 한진해운신항만 실적이 한진의 연결기준 실적에 반영되면서 한진의 실적도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진해운 지원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남아있다. 한진그룹이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그룹 차원의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채권단은 최근 한진해운에 7월 말까지 부족한 운영자금 1조 원을 마련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용평가는 6월 말 한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 부정적’에서 ‘A-, 하향검토’로 조정했다. 한진해운으로부터 동남아항로 운영권을 인수하기로 한 점이 하향검토의 주요 원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한진해운에 대한 실질적인 추가 지원 부담이 확대됐다”며 “한진의 재무안정성을 보완했던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을 매각하면 재무융통성이 저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진이 한진해운을 직접 지원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충현 연구원은 “한진의 재무상황과 지배구조를 고려할 때 사실상 직접적 지원은 어렵다”며 “한진이 현재 연간 600억 원 수준의 이자비용을 내고 있고 부채비율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지배구조로 볼 때 한진해운을 직접 지원하면 배임에 대한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주가도 한진해운 때문에 힘을 못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4만 원을 웃돌았지만 올해 6월부터 2만5천~2만6천 원대에 머물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대한항공이 2분기에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회사 관련 리스크에 주가가 발목이 잡혔다”며 “대한항공이 보유한 한진해운 관련 자산의 손상처리 및 외화환산손실로 올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대한항공은 1분기에도 174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이 개시되면서 한진해운 지분가치 조정에 따른 평가손실, 영구채권 평가손실 등으로 3257억 원 규모의 영업외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