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한 지 2년 차에 접어드는 데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을 쉬지 않고 강조하고 있어 사외이사 교체 폭에 시선이 몰린다.
▲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전원이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가 끝난다. 최근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압박과 맞물려 사외이사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0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백태승·김홍진·양동훈·허윤·이정원·권숙교·박동문·이강원 등 8명 사외이사의 임기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끝난다.
사외이사 최대 임기 제한에 걸리는 이는 1명도 없다. 사외이사 전원이 3월 임기가 만료되지만 모두 재선임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나금융지주는 내규를 통해 사외이사 임기 한도를 최대 6년으로 정해두고 있다.
백태승·김홍진·양동훈·허윤 등 4명 사외이사는 2018년 선임돼 하나금융지주에서 5년 동안 일했다.
이정원 사외이사는 2019년 3월에, 권숙교, 박동문 사외이사는 2021년 3월에 각각 하나금융지주에 합류했다. 이강원 사외이사는 2022년 3월에 사외이사 임기를 시작했다.
하나금융지주에서는 그동안 기존 사외이사가 제한 임기를 꽉 채울 때까지 재선임되는 일이 많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함영주 회장 체제가 2년 차에 접어드는 만큼 함 회장과 호흡이 잘 맞을 새 인물이 사외이사로 합류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함 회장은 지난해 3월 선임돼 이사회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가 사실상 없었다. 함 회장은 지난해 연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함영주 색채’를 강하게 드러냈는데 여기에 비춰볼 때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는 시선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지주에 사외이사진의 변화를 압박하고 있는 점도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외이사가 경영진과의 친소 관계로 이사회에 장기 잔류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하는 등 이사회 구성이나 운영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이사회 구성에 변화를 준다면 정부 및 금융당국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법조계 인물을 추가로 영입할 수 있다는 의견도 금융권에서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검사 출신이고 현재 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 물망에 오르는 인물 가운데서도 법조계 인물이 적지 않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대선캠프 등에서 활동했던 학계 및 법조계 인사들이 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인물로는 박익수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권남훈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등이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현재 사외이사를 구성할 때도 정부와 소통을 한 가지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홍진 사외이사는 경제 관료 출신으로 2018년 3월 선임됐는데 문재인 정권과 소통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당시 선임 배경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외이사는 노무현 정부 때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장과 한국예탁결제원 상무보를 역임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에 따르면 백태승 이사회 의장과 이강원 사외이사는 법률 분야 전문가로 여겨진다. 특히 지난해 3월 합류한 이강원 사외이사는 4대 금융지주 통틀어 유일한 판사 출신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김홍진 사외이사는 경제 관료 출신으로 기타 분야 전문가로 지칭되고 양동훈 사외이사는 재무회계 분야 전문가로 분류된다.
이정원 사외이사와 권숙교 사외이사는 각각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에서 오래 일한 점이 특징인데 이 사외이사는 금융 분야 전문가, 권 사외이사는 정보기술 전문가로 하나금융지주는 보고 있다.
박동문 사외이사는 경영 분야 전문가, 허윤 사외이사는 경제 분야 전문가로 여겨진다. 차화영 기자
금융당국이 4대 금융지주 이사회 제도에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특히 사외이사가 금융지주 지배구조 이슈의 핵심이라고 보고 대대적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3월 주총 인사시즌을 맞아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들이 대거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회사 사외이사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짚어보고 4대 금융지주 별로 사외이사진 현황과 이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