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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인재영업으로 보수적 색깔 바꾸기 나서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7-11 1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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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인재영업으로 보수적 색깔 바꾸기 나서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015년 11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행사에서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어떤 모습일까?

정 부회장이 현대차에서 존재감을 확대하면서 현대차그룹도 젊어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단순히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비치며 현대차의 얼굴역할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차의 색깔을 바꾸고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짓고 있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국내 최초로 제네시스 독립 전시장과 함께 현대기아차 전시장이 들어선다.

정 부회장이 직접 공사 중인 스타필드 하남을 찾아 제네시스 입점과 함께 현대차와 기아차의 입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복합쇼핑몰에 전시장을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 경영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보수적이던 현대차의 색깔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외부인재 영입이 늘어난 점은 정 부회장이 이끈 변화 가운데 주목할 대목이다.

현대차는 최근 미래 자동차를 위해 ‘차량지능화사업부’를 신설하고 삼성전자 출신의 황승호 부사장을 책임자로 선임했다.

삼성그룹 출신 외에도 현대차 안에 글로벌 자동차회사의 핵심인재들이 속속 모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세계5위의 자동차회사로 이미 글로벌기업이지만 외국인 임원이 유독 적었다.

연구가 이뤄지는 남양연구소나 디자인을 주도하는 현대디자인센터에서 주요 직책을 맡은 외국인 임원이 한명도 없었다. 이 때문에 창의력과 독창성이 중요한 자동차회사의 기업문화가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보폭을 넓히기 시작하면서 주요분야에서 해외인재가 늘었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 사장 시절에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을 영입한 데 이어 고성능브랜드 N을 위해 직접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했다. 비어만 부사장은 BMW에 몸담으며 고성능브랜드 M의 개발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정 부회장은 디자인 인력도 충원하며 디자인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 루크 통커볼케 전무를 영입하는 데도 앞장섰다. 최근 루크 동커볼케 전무와 호흡을 맞출 이상엽 벤틀리 외장 및 선행디자인 총괄도 상무로 영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피터 슈라이어 영입 이후 N시리즈, 제네시스, 커넥티드카 등 회사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위해 관련 전문가를 물색해 영입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와 고성능브랜드 N뿐만 아니라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분야도 직접 챙기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고집하던 독자노선을 버리고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 장비회사 시스코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차는 미래 커넥티드카를 '달리는 컴퓨터'로 만들겠다는 개발방향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자율주행차나 커넥티드카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와 IT기업이 활발한 협업을 펼치는 분야에서도 유독 독자개발을 고집했다. 현대차의 모든 프로젝트는 남양연구소에서만 이뤄진다는 말이 자조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 인재영업으로 보수적 색깔 바꾸기 나서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3월18일 현대차 아산공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
현대차가 '남양연구소 고수'라는 고집을 꺾은 데 정 부회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직접 실리콘밸리를 찾아 물밑작업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그동안 특유의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문화로 외국인 임원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적응이 쉽지 않았는데 그런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부쩍 공식석상에 자주 모습을 비추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정몽구 회장 뒤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현대차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는 행사에서 직접 무대에 오르는 등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나 황교안 국무총리, 체코 총리 등 큰 손님을 맞을 때 정 회장 없이 홀로 영접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대부분의 해외출장을 정 회장을 대신해 소화했다. 올해 초 참석한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직접 제네시스 브랜드를 발표했고 인도를 방문해 생산현장을 점검했다.

제네바모터쇼와 베이징모터쇼에도 참석해 현대차의 주요시장인 유럽과 중국도 점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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