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까지 금융권에서 10명의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하반기 금융권에 초대형 인사태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내년 3월까지 신한카드를 비롯해 신용보증기금, 한국거래소,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예탁결제원,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한국수출입은행, 신한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가 잇따라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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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
이미 일부 금융공기업의 경우 차기 CEO 자리를 놓고 전현직 경제관료들과 내부인사들이 경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임기가 8월로 끝나면서 연임이 주목되고 있다.
위 사장의 연임은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과 관련돼 있다. 위 사장이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함께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꼽히기 때문이다.
현재 신한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는 한동우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신한금융지주 내부규정에 따라 만 70세가 넘으면 회장을 할 수 없어 만 68세인 한 회장은 재연임이 불가능하다.
보통 지주회장 임기가 만료되기 3∼5개월 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선임작업을 시작하는 일정을 고려하면 위 사장의 연임은 신한금융지주의 차기회장 후보군의 윤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9월에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과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임기가 끝난다.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뽑으려면 모집공고, 임원추천위원회 추천, 금융위원장 제청, 대통령 임명 등의 절차에 2개월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이르면 7월 말 공모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그동안 연임한 사례가 거의 없지만 규정상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경우 연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통과시키지 못한 한국거래소의 지주사 전환과 기업공개를 20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할 경우 최 이사장이 1년 더 이사장 자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11월에 홍영만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과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의 임기가 끝난다. 이 기관들의 경우 기관장들이 연임한 사례는 거의 없어 교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후임도 현재 사장들처럼 경제관료 출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홍 사장과 유 사장 모두 금융위원회 출신이다.
12월에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 행장은 2014년 말 취임하면서 "2년 안에 민영화를 마무리짓겠다"면서 종전까지 3년이었던 임기를 본인 스스로 줄였다. 민영화 추진 정도가 연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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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
금융계에서 금융위원회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우리은행 지분매각을 조만간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로 매각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이 행장은 은행 안팎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기 동안 실적이 개선됐고 유럽, 미국, 일본에서 해외 기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민영화를 위해 노력했다.
이 행장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 우리은행 내부에서 후임행장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선주 행장도 평가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경제관료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냈던 강권석 전 행장을 제외하면 연임한 기업은행장이 없어 연임은 불투명해 보인다.
권 행장이 교체된다면 후임은 기업은행 내부에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권 행장은 기업은행 공채 출신인데 권 행장의 전임인 조준희 전 행장 역시 기업은행 출신이다.
내년 1월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되고 내년 3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의 임기가 끝난다.
두 곳 모두 경제관료 출신이 후임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