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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28일 부산 벡스코에서 '2016 드론쇼 코리아 전시회'가 열렸다. <뉴시스> |
무인기산업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뜨겁다. 무인기시장이 기존 군용에서 산업용으로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퀄컴과 인텔, 아마존 등 대기업들도 무인기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한국정부 역시 성장하는 무인기시장에서 기회를 얻기 위해 무인기산업 발전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무인기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각종 규제 등 넘어야할 장벽이 많다.
◆ 정부, 무인기 세계 5위 정조준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서 무인이동체 발전 5개년 계획을 확정했다. 무인기와 무인자동차, 무인선박 등 무인이동체 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가운데 정부가 가장 많은 투자를 해온 분야는 무인기분야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4년 동안 정부는 무인기분야에 1093억 원을 투자해 무인이동체 전체 투자규모의 38.5%를 차지했다.
국내 무인기 기술 수준은 미국을 100으로 했을 때 84 정도로 세계 7위 정도로 평가된다. 하지만 무인기 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항법센서, 초분광카메라 등 고부가가치 임무탑재장비는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관으로 세계에서 2번째로 고속 수직이착륙 무인기(틸트로터) 기술을 확보하기도 했으나 활용시장 발굴이 미흡해 시장진출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세계 7위 무인기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무인기시장을 활성화하고 세계시장 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무인기 기술력을 세계 5위 수준까지 끌어 올리고 국내 소형무인기시장 점유율을 18%에서 6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내 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무인기 전용공역과 3차원 정밀지도 등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또 무인기시장 확대에서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주파수 분배와 기준도 마련된다.
현재 소형무인기는 비면허 주파수를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중대형무인기는 별도의 주파수 배분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제전기통신연합의 국제기준에 맞춰 무인기 전용 면허대역 주파수를 분배하고 비면허대역 주파수도 추가로 분배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무인기 관련한 법과 규제는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 촬영·농업·관측용으로 제한된 소형무인기 사용산업은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안전과 안보를 저해하지 않으면 모두 허용된다. 또 수도권 지역에 초경량비행장치 전용비행구역 4곳을 추가로 지정하고 전남 무인기 규제프리존에 규제특례가 마련된다.
◆ 무인기시장, 중국과 경쟁할 국내 기업은?
미국 방위산업 자문회사 틸그룹에 따르면 무인기시장의 규모는 2014년 53억 달러에서 2023년 125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군수시장보다 민수시장의 성장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군용 무인기시장이 연평균 5% 성장하는 동안 산업용·개인용 무인기시장은 19%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세계 무인기시장의 주도권은 중국이 잡고 있다. 성장하는 무인기시장에서 기회를 얻으려면 중국의 아성을 넘어야 한다. 중국은 세계 상업용 무인기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2006년 세워진 다장(DJI)이 10년 만에 세계 상업용 무인기시장의 70%를 차지했다. 다장의 올해 매출은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다장은 올해 3월 서울 홍대입구역 부근에 해외에서 처음으로 매장을 내기도 했다.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무인기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국내 기업들도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해 말 15명 규모의 무인기 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부사장급이 TF장을 맡아 삼성전자가 무인기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해 줬다. LG전자 MC사업본부도 무인기시장의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들은 이미 무인기사업을 본격화했다. 지난 1월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소형무인기 행사인 2016 드론쇼 코리아에 한화테크윈과 대한항공 등이 참가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4월 방제용 소형무인기를 처음 공개하고 임무용 드론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대한항공은 군용 무인기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틸트로터 무인기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 외에 기술력을 갖추고 무인기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중소기업들도 적지 않다. 유콘시스템, 바이로봇, 그리폰다이나믹스 등이 국내 무인기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