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지주사 격인 두산이 2분기에 실적이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체제가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두산, 2분기 실적 호조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8일 “두산이 계열사의 구조조정 효과로 2분기 연결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났을 것”이라며 “전자와 산업차량 등 자체사업의 실적도 성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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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
두산은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116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 늘어나는 것이다.
두산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가 공작기계사업부 매각과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등 구조조정 작업에 힘을 쏟았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약 700억 원에 이르는 구조조정 효과를 봐 2분기에 연결기준 영업이익 2510억 원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늘어나는 것이다.
두산은 자체사업에서도 좋은 실적을 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두산이 면세점부문에서 손실을 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자와 산업차량부문의 성장이 자체사업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파악했다.
전자부문은 거래기업들의 제품매출이 늘어나 영업이익 210억 원의 최대 분기실적을 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차량부문도 계절적 성수기 효과를 봐 18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두산밥캣’ 상장 흥행이 미래 결정
김 연구원은 두산그룹이 차입금 상환의 우려도 덜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산그룹은 올해 상반기에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사업부, 두산건설의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 두산DST,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등을 매각해 모두 3조 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두산그룹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차입금 규모가 11조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두산그룹이 조달해야 할 금액은 아직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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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
이에 따라 박정원 회장은 두산밥캣을 상장해 그룹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박차를 가하려고 한다.
시장에서 두산밥캣의 기업가치를 4조~5조 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최소 1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해 차입금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밥캣의 상장은 박 회장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두산밥캣 상장의 성적에 따라 그룹이 하반기부터 안정적인 국면에 접어들지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두산밥캣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박 회장은 그룹의 재무구조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내 박용만 회장으로부터 넘겨받은 그룹을 박정원 체제로 다잡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박 회장은 여름휴가 일정도 잡지 않고 재무구조 개선의 막바지 작업에 온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