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노조의 파업 행렬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포문을 열었고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뒤따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 결정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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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
현대중공업 노조는 7일 회사와 18차 임단협 교섭을 열었다. 노조는 이번주 임단협에 최선을 다하기로 하고 구체적 파업 찬반투표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가 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할 경우 다음주 찬반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난 1일 현대중공업 노동쟁의 조정중지 결정을 내려 노조가 찬반투표만 거치면 언제든 파업에 나설 수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노조는 분과별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하며 파업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노사간 임단협이 10여 차례 진행되는 동안 별다른 진전도 없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조선3사 노조가 동시에 파업을 할 가능성도 있다. 조선3사 노조 가운데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파업에 돌입했고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를 다시 벌여 파업을 가결해 놓았다.
조선3사 노조가 모두 파업을 할 경우 노사문제를 넘어 정부와 노동계의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주도해 조선업종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정부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원대상에서 조선 3사를 제외해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을 결정해 23년 만에 현대차 노조와 공동투쟁을 벌일 공산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5일 현대중공업 노조보다 먼저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13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두 노조 모두 파업권을 획득하면 연대를 통해 동시 파업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노동계에서 손꼽히는 강성노조다. 올해도 파업을 진행할 경우 2014년부터 3년 연속 파업을 벌이게 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 8월말 임금협상 결렬을 이유로 조선3사 노조 가운데 가장 먼저 파업을 벌였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주축이 돼 조선업종 노조연대를 결성한 뒤 9월9일 공동파업을 이끌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에 백형록 위원장 체제가 등장하면서 조직화와 연대에 힘을 더욱 쏟는 등 더욱 노련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백 위원장은 올해 총선에서 진보후보 단일화를 주도해 당선하는 데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또 현대자동차 노조와 23년 만에 연대파업을 시도하면서 민주노총 재가입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