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18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본회의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지역의 친환경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법안의 입법을 추진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18일(현지시각) 유럽의회 본회의에 출석해 “클린테크(Clean Tech) 산업의 규모를 빠르게 늘리고 좋은 산업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규제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탄소중립산업법(Net-Zero Industry Act)’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클린테크 생산시설에 허가절차를 간소화, 신속화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탄소중립산업법을 통해 유럽연합의 클린테크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탄소중립산업법은 유럽연합 반도체법과 같은 형태로 설계될 것”이라며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산업법의 설계에 반영될 반도체법을 보면 2030년까지 세계 반도체 생산시장에서 유럽의 점유율을 9%에서 20%까지 끌어 올리기 위해 430억 유로(한화 59조 원)을 공공, 민간 투자로 투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17일(현지시각)에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탄소중립산업법을 언급한 바 있다.
유럽연합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새로운 법안의 입법을 추진하려면 유럽의회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유럽의회에서 발언을 통해 탄소중립산업법 추진을 공식화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의 움직임을 놓고 한국에서도 친환경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이번 유럽연합의 발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의 핵심 내용과 궤를 같이한다”며 “탄소중립을 위한 공급망 확보 및 다변화로 탄소중립의 동맹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중국에 대한 견제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이에 걸맞은 역량을 갖춰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관련 산업의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대응이 시급하다”며 “국내 청정 기업이 해외에서 수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 지원하고 그동안 낮은 환경 규제와 많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도록 용인해왔던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