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은 장남과 사위의 ‘쌍두마차’로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식품을 경영하고 있다.
사위 신정훈(46) 대표가 이끄는 해태제과가 장남인 윤석빈(45) 대표가 최고경영자인 크라운제과를 사실상 견인하고 있는데 히트작 ‘허니버터칩’이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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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훈 해태제과식품 대표. |
하지만 ‘일등공신’인 허니버터칩이 신 대표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수도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지난해 롯데제과에 이어 국내 매출 2위로 올라섰다.
해태제과 매출(개별기준)은 2014년 6900억 원에서 지난해 7983억 원으로 급증하며 오리온을 3위로 밀어냈다.
2015년을 강타한 ‘허니버터칩’ 열풍이 밑바탕이 됐다. 신 대표는 허니버터칩 개발 아이디어부터 이름,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들어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해태제과는 올해 1분기 1831억 원의 매출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성장했다. 반면 크라운제과는 같은 기간 매출 11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후퇴했다.
자회사인 해태제과가 모회사인 크라운제과의 성장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은 2005년 해태제과를 인수한 뒤 모기업인 크라운제과를 장남인 윤 대표에게, 자회사인 해태제과는 사위인 신 대표에게 각각 맡겼다. 두 사람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다는 전략이 깔려 있었다.
이 선의의 경쟁에서 해태제과가 약진하는 데 허니버터칩이 ‘일등공신’이었지만 앞으로 허니버터칩이 신 대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최근 들어 ‘허니시리즈’의 인기가 지난해만 못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면서 해태제과가 강원도 문막에 설립한 2공장이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허니시리즈의 인기가 급감하거나 매출이 회사의 예상보다 밑돌 경우 생산물량 확대가 오히려 짐이 돼 그룹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2월 선보인 타코야끼볼 역시 출시 초반 2주 만에 60만 봉지가 완판되면서 ‘제2의 허니버터칩’으로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업계에서는 ‘마케팅 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편의점에서 체감하는 타코야끼볼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도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광풍’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지난해 흥행에 성공했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정체된 시장상황에서 꾸준히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제2의 허니버터칩 출시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