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건축회사인 루카 쿠르치 아키텍츠(Luca Curci Architects)와 디자이너인 팀 푸(Tim Fu)가 내놓은 부유식 해상도시 디자인. |
[비즈니스포스트] 공상과학의 산물로만 여겨졌던 바다 위를 떠다니는 미래형 도시가 점차 우리들의 눈앞에 현실화될 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는 올해 5월부터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는 미래형 부유식 해상도시가 소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건축회사인 루카 쿠르치 아키텍츠(Luca Curci Architects)와 디자이너인 팀 푸(Tim Fu)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앞서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해상도시 디자인 일부를 선보였다.
공개된 해상도시 디자인을 보면 곡선으로 디자인된 흰색의 미래형 건물들이 물 위에서 서로 연결돼 있다.
디자인 설명에 따르면 발표된 해상도시 디자인은 낮은 고도로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도시들의 변화하는 요구에 적응하기 위해 설계됐고 2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확장하고 수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 이탈리아 건축회사인 루카 쿠르치 아키텍츠(Luca Curci Architects)와 디자이너인 팀 푸(Tim Fu)가 내놓은 부유식 해상도시 디자인. |
부유식 해상도시 건설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구체적 사업으로 진행 중이기도 하다.
해수면 상승으로 국가 전체가 수몰된 위기에 놓인 몰디브는 해상도시 건설에 가장 적극적 국가 가운데 하나다.
올해 1월부터 2만 명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200만 제곱미터(m2) 규모의 해상도시인 ‘MFC(Maldives Floating City)’ 공사를 시작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국가적 사업인 네옴시티 건설을 통해 해상도시를 건설한다.
네옴시티는 크게 3개 구역으로 구분 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팔각형 모양의 해상도시로 조성되는 첨단산업단지인 ‘옥사곤(Oxagon)’이다.
▲ 몰디브에 2027년까지 들어설 해상도시 조감도. <워터스튜디오> |
유엔 역시 산하기구인 해비타트(HABITAT, 인간정주계획)를 통해 부유식 해상도시 건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엔 해비타트는 2019년 해상도시 계발계획을 처음 발표한 뒤 뉴욕, 아부다비, 싱가포르 등 세계 각지의 후보지를 검토한 끝에 한국의 부산을 첫 건설지역으로 선정한 바 있다.
2021년 11월에 유엔 해비타트는 부산시, 미국의 해상도시 개발기업인 오셔닉스 등과 함께 해상도시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부산시는 현재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2030년 세계박람회에 맞춰 2028년까지 해상도시 건설을 마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 부산시가 유엔 해비타트. 오셔닉스와 건설을 추진 중인 해상도시 상상도. <부산시> |
바다는 지구 면적의 3분의 2를 차지하지만 아직도 인류가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다.
바다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만큼 기후위기, 해수면 상승과 같이 인류가 마주한 다양한 문제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도 여겨진다.
이타이 마타몸베 오셔닉스 설립자는 2022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해양포럼에 참석해 “많은 사람들이 먼 미래에 우주로 떠나 화성에서 살겠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는 바다라는 방대한 거주지를 이미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다와 인류는 뗴어 놓을 수 없는 관계”라며 “인류의 해상거주는 불가피한 문제”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거주지 해결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바다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기업인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은 4일 미국에서 열린 ‘CES 2023’에 참석해 “바다가 품은 잠재력을 통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