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를 준비하며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이를 통해 높은 잠재력을 지닌 시장에서 새 먹거리를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특정 고객사 의존도가 높은 사업구조를 다변화해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를 준비하며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LG이노텍이 첫 CES 참가를 계기로 전장부품 기업의 성격을 강화하며 전방업체들과 접촉면을 더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5~8일 나흘 동안 진행된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23에서 LG이노텍은 부스 중앙에 자율주행차량 모형을 설치해 전장 부품 16종을 실제 탑재되는 위치에 맞춰 전시했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기판, 전장부품 등 기존 사업의 핵심 기술을 자율주행 기술에 융합해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했다.
LG이노텍에 따르면 CES 2023에서 처음 소개한 ‘센서 퓨전’ 솔루션은 광학솔루션 부문의 카메라모듈과 전장 부문 기술이 적용된 레이더 모듈의 장점이 융합된 솔루션으로 악천후 속에서도 정확하게 사물을 탐지한다.
이밖에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용(ADAS)용 카메라모듈, 실내용 카메라, 레이더, 통신모듈, DC-DC 컨버터, 충전용 통신 컨트롤러 등 각종 차량용 부품이 전시됐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CES 2023에 처음으로 입성하며 양산 제품 외에 자율주행 산업의 핵심 부품 라이다, 레이더, 등 연구개발 중인 제품들을 소개했다”며 “초소형 IT 부품 생산이 가능하고 다양한 센서 솔루션을 지닌 전장업체로서 고객들의 자율주행 부품 생산 관련 협업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LG이노텍뿐 아니라 LG그룹 전자 계열사가 모두 차량용 전장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눈 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역시 CES 2023에서 차량용 제품들을 비중 있게 다뤘다.
전자업계에서는 LG그룹 전자계열사가 단일대오를 형성하며 전장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바뀌면서 전장화가 가속화하고 차량 내 전자부품 비율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전장산업의 성장은 확정적이란 시각이 많다.
컨설팅전문업체 딜로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250만 대에서 2030년 3100만 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29%다.
게다가 단순 전기차보다 고성능의 카메라모듈과 센서 등의 부품이 탑재돼야 하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LG이노텍의 전장사업 성장 속도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의 전장부품 사업 확대는 사업 안정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LG이노텍의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광학솔루션이 79.2%, 기판소재가 10%, 전장부품이 7.9%다.
광학솔루션에 편중된 사업구조인데 여기서도 애플 공급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LG이노텍 전체 매출에서 애플에 공급하는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74.8%에 이른다. 애플의 영업 성과나 경영상 결정에 지나치게 종속될 수밖에 없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는 셈이다.
지나친 애플 의존도에 따른 위험은 일정 부분 현실화되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 LG이노텍 영업이익은 증권사 추산치 평균(4910억 원)을 밑도는 1925억 원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애플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의 생산차질로 아이폰14 생산이 계획보다 감소한 게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