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반도체사업에서 낼 실적을 놓고 증권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3D낸드 기술을 적용한 낸드플래시 저장장치의 수요확대 시기에 대한 전망에 따라 증권사별로 영업이익 예상치가 14조 원 중반대에서 17조 원까지 큰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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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가 2분기 낼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 원 중반대까지 높아졌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사업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부품사업 업황도 개선될 조짐을 보여 하반기 실적도 성장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LCD사업에서 흑자전환을 이뤄내며 올해 하반기에 영업이익 14조650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6.3%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의 출시효과가 잦아들고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익성은 분기마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8조 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이어 하반기에도 분기마다 영업이익률이 점점 성장해 모두 영업이익 17조 원 규모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영업이익을 놓고 전망치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송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출하량이 대폭 증가하며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반도체사업이 급성장기를 맞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사업을 놓고 이처럼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가 D램 재고소진을 위해 가격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2분기에 메모리반도체사업에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놓치지 않기 위해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을 낮춰 출하량을 늘리며 공세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D램의 출하량을 크게 줄여 마이크론의 공세에 대응할 것”이라며 “D램 수요 감소세가 지속되는 만큼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역시 D램의 평균판매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와중에도 하반기에 출하량을 큰 폭으로 늘리며 공세를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대로 하반기부터 가격경쟁을 피하기 위해 D램 출하량을 줄이게 되면 반도체사업에서 실적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3D낸드 기술을 적용한 내장메모리가 올해 안에 스마트폰업체와 서버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공급처를 본격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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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삼성전자는 올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3D낸드 공정으로 생산한 고용량 메모리를 대량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꼽힌다.
하지만 애플과 중화권 스마트폰업체, 서버업체들이 도시바와 SK하이닉스 등 경쟁사 진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내년으로 3D낸드 메모리 탑재를 늦춘다면 삼성전자의 실적개선 시기가 늦춰지게 된다.
증권사 JP모건은 “삼성전자가 3D낸드에서 선두주자인 것은 확실하지만 시장에서 본격적인 수요확대가 이뤄지는 시기는 도시바와 샌디스크 등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진입할 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2분기에 낼 영업이익 전망치를 8조4천억 원까지 높였다. 프리미엄TV 등 고가 가전제품의 판매량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2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 데 반해 반도체사업은 2년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부터 반도체업황 변화에 따라 실적이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