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저금리로 악화된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대출과 부동산금융 등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전체 투자자산의 52.1%를 국고채 등 채권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 채권 금리는 기준금리 하락과 일반적으로 연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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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
삼성생명에서 주로 투자하는 채권인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의 여파로 7월 들어 역대 최저 수준인 1.4%대를 맴돌고 있다.
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삼성생명에서 주력으로 판매하는 종신보험상품의 최저보증이율 1.5%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저보증이율은 시중금리 등과 관계없이 보험사에서 고객에게 지급하기로 한 최저금리를 뜻한다. 채권 금리가 최저보증이율보다 낮으면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은 4월 기준으로 운용자산이익률 3.7%에 머물렀다. 이 이익률은 보험업계 평균 수치인 3.9%를 밑돌고 경쟁 생명보험사인 한화생명·교보생명보다 낮다.
한국은행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의 채권운용이익도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삼성생명은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우려도 크다. 삼성생명은 전체 금리확정형 보험계약 적립금 가운데 80%를 연 6% 이상의 고금리 확정이율 장기보험으로 보유하고 있다.
역마진은 보험사에서 고객에게 받는 보험료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돌려줘 손실을 입는 것을 말한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율이 최근 4분기째 연속으로 하락해 1분기 기준 –0.65%에 이른다”며 “저금리로 역마진율이 올해 –1%까지 떨어지면 삼성생명에서 적립해야 하는 보험부채가 10조 원 이상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채권 위주로 안전하게 자산을 운용한다는 기조 자체는 유지하고 있지만 저금리에 대처해 수익률을 높여야 할 필요도 있다”며 “대체투자와 해외투자 등으로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1분기 기준으로 가계와 기업대출잔액을 전체 50조 원으로 늘렸는데 이 대출규모는 전체 운용자산의 25%에 이른다. 보험금이나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특히 4월 기준으로 부동산담보대출잔액 13조8천억 원을 기록했는데 대출잔액은 2015년 같은 기간 10조9천억 원보다 27.5% 증가했다.
심상생명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자회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의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해외 부동산에도 간접투자를 하고 있다. 전체 투자규모만 해도 1분기 기준으로 7조3천억 원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