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12-28 15: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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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펼치고 있는 매출원 확보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동제약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가 정부의 긴급사용승인 대상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윤 부회장은 그동안 비용 부담을 감수하면서 조코바 개발에 노력해왔다. 그러나 조코바의 국내 도입이 불투명해지면서 그동안 조코바 개발을 위해 투입한 비용을 되찾기는 어렵게 됐다.
▲ 일동제약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가 긴급사용승인을 받지 못해 일동제약의 실적 부담이 커졌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10월25일 열린 '세계 바이오 서밋' 행사에 참석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8일 정부가 조코바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일동제약이 단기간에 적자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조코바는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발굴한 코로나19 치료제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1월 시오노기제약과 공동개발 계약을 맺은 뒤 조코바의 한국 임상 등을 진행해왔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일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2020년 745억 원이었는데 1년 만에 300억 원 이상 늘어 2021년 1056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1~3분기 동안 914억 원이 연구개발에 투입됐다.
일동제약의 재정 상황도 나빠졌다. 일동제약은 2021년 적자로 돌아서 영업손실 555억 원을 냈다. 2022년 1~3분기 손실 규모는 5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조코바 긴급사용승인이 일동제약에 절실했던 까닭이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조코바가 긴급사용승인될 경우 기존 치료제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 수요를 확보하면서 새로운 매출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긴급사용승인이 불발돼 조코바 상용화가 미뤄진 만큼 조코바가 일동제약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불과 한 달여 전만 해도 조코바의 전망은 장밋빛이었다. 9월 말 발표된 임상3상 데이터에 따르면 조코바는 코로나19 환자 치료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11월22일 조코바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내렸다.
일본 정부가 조코바 사용을 결정한 터라 한국에서도 비슷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윤 부회장도 조코바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긴급사용승인을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윤 부회장은 10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 바이오 서밋' 행사에 참석해 "성공적인 임상3상 탑라인(주요지표) 결과를 지난달에 받았다"며 "시오노기제약과 일동제약은 일본과 한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급사용승인 후 시오노기제약과 협력해 한국에서 조코바를 직접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윤 부회장의 바람과 달리 한국 정부는 조코바를 긴급사용승인하거나 정부 차원에서 구매할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조코바가 앞으로 국내에 도입될 수 있을지, 도입된다면 언제 가능할지 등은 안갯속이다. 일동제약은 조코바에 대해 긴급사용승인 대신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