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으로 12월6일 미국 애리조나주 TSMC 공장에서 열린 반도체 장비 반입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 EPA >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반도체기업 TSMC의 미국 파운드리공장 투자 확대는 자국의 이익을 고려한 바이든 정부의 정치적 압박에 따른 결과에 불과하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비판이 나왔다.
TSMC가 앞으로 미국 반도체공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과 인력 부족 및 유출 등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7일 “TSMC의 미국공장 장비 반입식은 정치적 공작과 보조금을 통해 세계 반도체기업의 제조공장을 유치하려는 미국 정부의 시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TSMC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6일 애리조나주에 건설한 파운드리공장에 첫 반도체 생산장비 도입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TSMC 경영진에 더해 애플, AMD 등 TSMC의 주요 반도체 고객사 CEO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TSMC는 2026년까지 미국 반도체공장에 400억 달러 규모의 초기 투자를 들이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당초 계획했던 120억 달러에서 3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TSMC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 첨단 반도체공정 도입을 압박하고 투자 확대를 이끌어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인 TSMC가 중국에 거리를 두고 미국에 공급망과 생산 능력을 더 의존하도록 만들기 위해 현지에 시설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했다는 의미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미국의 이런 노력은 시장의 법칙에 어긋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원하는 목표를 이뤄내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와 같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한 반도체기업들이 두 배에 이르는 공장 건설 비용과 인건비,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 전력과 산업용수 등 인프라가 대만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TSMC의 투자에 단점으로 꼽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핵심 인재를 미국에 빼앗기고 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이 지금과 같이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을 해치고 자국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정책을 이어간다면 오히려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관영매체로 중국 정부의 입장을 사실상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 TSMC의 미국 투자 확대를 비판하는 보도를 내놓은 것은 자연히 TSMC의 미국 투자에 관련한 중국 정부의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TSMC는 현재 대부분의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을 대만과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국 고객사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의도대로 TSMC가 중국 고객사에 의존을 낮추고 미국과 거리를 가까이 한다면 중국이 핵심 산업에서 첨단 반도체를 원활하게 조달하는 일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TSMC가 미국 공장에 투자를 확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며 중국 관영매체와 상반된 해석을 내놓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