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국내에서 인기가 시들해진 것으로 평가받은 ‘과일맛소주’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에 이어 탄산주와 맥주에도 과일향을 첨가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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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
하이트진로가 과일맛소주(과일리큐르)인 ‘청포도에이슬’ 출시를 기념해 7월10일까지 릴레이 숍인숍 행사를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주가 주로 소비되는 주점이나 식당이 아닌 쇼핑몰과 카페 등에서 제품시음 행사를 펼친다”며 “주요 타깃고객인 2030세대를 가까이서 만나 맛에 대한 평가를 직접 듣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숍인숍 행사는 매주 금~일요일에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건국대학교 근처 커먼그라운드 등 쇼핑몰에서 진행된다. 첫 행사는 24일 홍익대학교 근처 카페에서 열렸는데 1600여 명이 참여했다.
청포도에이슬은 7일 공식 출시된 뒤 서울과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주요 주점으로 판매처를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앞서 출시한 ‘자몽에이슬’이 과일맛소주 시장의 하락세에도 호실적을 거두자 식음료업계의 트렌드를 반영한 청포도향으로 제품을 확대해 시장 1위 지키기에 나섰다.
자몽에이슬은 지난해 6월 출시된 뒤 3개월 만에 과일맛소주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랐는데 분기마다 90억 원 안팎의 매출을 거둬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청포도에이슬이 자몽에이슬과 함께 과일맛소주 시장에서 양강구도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소비자요구에 부응하는 제품개발을 통해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23일 천연과즙 저도주인 ‘하이트 망고링고’를 출시하면서 과일맛주류 제품군을 과일맛소주와 복숭아향을 첨가한 ‘이슬톡톡’ 등 탄산주에서 맥주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망고링고는 천연 망고과즙 2.3%가 함유된 알코올 도수 2.5도의 저도주인데 망고의 단맛을 극대화하기 위한 천연과즙 함유량과 알코올도수를 연구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새로운 개념의 과일맛주류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만큼 소비자들이 직접 음용할 수 있는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며 “하이트 맥주 모델인 배우 송중기씨를 망고링고를 홍보하는 데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적극적으로 새 제품을 내놓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과일맛주류시장은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일맛주류시장은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순하리’를 시작으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올해는 과일맛 탄산주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지만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소주 전체 매출에서 과일소주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월 14.2%로 정점을 찍은 뒤 10월 9.3%, 12월 6%대로 떨어졌고 올해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하이트진로가 과일맛주류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틈새시장’을 공략해 잠재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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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트진로의 '청포도에 이슬'(왼쪽)과 '하이트 망고링고'. |
국내 소주시장은 소비자들이 평소 구매하는 제품을 재구매하는 경향이 강한 충성도가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주력제품군으로 점유율에 큰 차이를 불러오기는 어렵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일맛주류는 기존 주력고객이 아닌 시장 내 잠재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며 “관련 시장이 지난해와 비교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남은 수요층을 모두 흡수하는 한편 제품군 다양화로 탄탄한 포트폴리오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일맛소주가 해외 주류시장에서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를 비롯한 주류회사들은 국내 수요가 줄어든 과일맛소주의 판로를 해외에서 모색하고 있는데 미국과 동남아 등에서 수요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도 자몽에이슬을 지난해 10월 태국에 이어 11월 베트남과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에 수출하면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