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신용등급 강등을 막으려면 자기자본을 대폭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신용평가업계의 평가를 종합하면 우리은행이 현재 신용등급인 ‘AAA’등급에 맞는 자본건전성을 유지하려면 자기자본을 추가로 7천억 원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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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
통상 은행이 ‘AAA’ 등급을 유지하려면 국제결제은행 기준으로 자기자본비율 12.5~14%, 기본자본비율 10%, 보통주자본비율 9~9.5%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1분기 기준으로 자본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3.5%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보다 더 보수적인 자본건전성 지표들을 살펴보면 1분기 기준으로 기본자본비율 10.4%, 보통주자본비율 8.6%다.
우리은행이 향후 기본자본비율 10% 혹은 보통자주본비율 9% 이하로 떨어진다면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밖에 없다고 신용평가사들은 파악하고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은행의 시장 지위가 크게 하락하거나 기본자본비율이 10%를 밑돌 것으로 판단되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은 국제결제은행 기준으로 자기자본비율도 14%대로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2019년부터 강화된 회계기준인 바젤III을 적용받는데 금융감독원은 여기에 대비해 개별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4%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4%대로 맞추려면 자기자본을 7천억 원가량 추가로 확충해야 할 것”이라며 “다른 자본건전성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자기자본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51.04%)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데 증자 대신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 등으로 자기자본을 늘려 자본건전성 지표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건부자본증권은 발행기업에서 특정한 이유로 경영상태가 악화되면 주식으로 강제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이 포함된 회사채를 말한다. 이 회사채는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도 국내외에서 1조2284억 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앞으로도 6천억 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을 추가 발행할 방침을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