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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의 공세를 이겨내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능이 상향평준화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이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저렴한 인력비, 거대한 국내수요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브랜드와 기술력에 기반한 차별화 전략으로 중국업체들의 공세를 극복하면서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선전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J 시리즈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갤럭시J 시리즈는 2분기 월 평균판매량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의 48%에 해당하는 1500만 대에 이를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판매가 늘고 있는 만큼 6월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갤럭시J, 갤럭시A, 갤럭시C 등 중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워 인도와 중국 등 신흥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29%의 출하량 점유율을 기록하며 마이크로맥스 등 현지업체들을 제치고 출하량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갤럭시J 시리즈의 출하량을 크게 늘리며 점유율을 확대했다. 갤럭시J1의 경우 인도에 10만 원 정도에 출시돼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은 인도와 중국 등 기존 신흥국가 외에도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베트남과 태국 등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에서 이집트 55%, 루마니아 42% 등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와 나이지리아에서도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이들 국가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1분기에 출시하지 않았는데도 1위를 차지하는 등 확실한 시장지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성능을 높인 중저가 새 모델을 출시하면 시장점유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전자 브랜드 파워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데 브랜드 경쟁력이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삼성' 브랜드는 홍콩 마케팅전문지 캠페인아시아퍼시픽과 미국 시장조사기업 닐슨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년 연속 아시아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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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J 시리즈 2016년형 새 모델. |
중국 인도 등이 포함된 아시아시장은 서구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국민소득과 많은 인구 등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브랜드 경쟁력에서 삼성전자보다 한참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샤오미는 아시아인들이 선호하는 1000개의 브랜드 가운데 793위, 화웨이는 863위에 그쳤다.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오보와 비포는 100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중국의 스마트폰업체들이 특허 등의 문제로 중국시장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TV, 냉장고 등 생활가전사업을 통해 이미 세계에 구축해 놓은 유통망을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에 활용할 수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업체들은 낮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에 선진시장에서 통신사와 관계수립이 어려울 것"이라며 "특허장벽이 존재하고 유통망 투자에 쓸 재원이 부족하다는 점도 중국업체들의 해외진출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 삼성전자 기술 경쟁력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원가절감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점유율 확대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패널사업을 벌이는 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폰부품사업을 벌이는 삼성전기를 자회사와 계열사로 두는 등 스마트폰사업에서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올해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에서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뤄낸만큼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듀얼카메라, 지문인식기능, 무선충전기능 등 앞선 기술의 부품을 중국업체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아 중저가 제품에 탑재할 수 있어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을 통한 차별성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계열사가 생산하는 부품이라 하더라도 경쟁력이 있을 경우 다른 업체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세계 1위 기업인데 중소형 스마트폰 부품 공급업체들에게 안정적 고객사로 인식돼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발휘한다.
그만큼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을 벌여 원가절감을 통해 제품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수익성 확보
'삼성페이' 등 삼성전자의 차별적 서비스를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확대해 탑재하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의 전망을 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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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페이를 탑재한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신제품. |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국 최대 결제플랫폼인 알리페이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알리바바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6월 스페인, 싱가포르, 호주 등 세계 여러 국가에서 삼성페이를 출시하며 올해 들어 빠르게 서비스지역을 늘리고 있다.
삼성페이는 원래 갤럭시S7 시리즈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만 탑재될 계획이었으나 올해부터 갤럭시J,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탑재되고 있는데 이는 삼성페이의 서비스지역 확대와 궤를 함께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성능의 상향평준화로 기술 차별성을 지니기 힘들어진 만큼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페이 같은 부가서비스의 중요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서비스지역을 늘리면서 동시에 탑재제품 비중을 늘리는 것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페이, S헬스 등 삼성전자 자체 서비스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우위를 토대로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순학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은 고가폰과 중저가폰 모두 수익창출이 가능한 구조로 체질개선을 이뤄냈다"며 "삼성전자는 갤럭시J와 갤럭시A 시리즈를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면서 과거 이익을 거의 내지 못했던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도 5~10% 수준의 마진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