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내년에 2차전지와 정유업 등을 제외한 대부분 산업에서 실적 저하 및 업황 둔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은행에 소속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일 ‘2023년 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에 따른 공급망 블록화와 고임금, 고금리에 따른 사업 확장성 약화,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 증가 등 요인이 국내산업 성장성과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년에 반도체, 자동차, 서비스, 철강 등 산업의 성장세가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은 부산항 모습. <연합뉴스>
특히 주요 15개 산업 가운데 정유, 2차전지, 휴대폰 등을 제외한 9개 산업의 업황이 2022년보다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업황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메모리 반도체 등의 공급과잉 해소에 2~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칩4 동맹과 관련한 중국의 대응 여부가 내년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산업은 주요 국가의 긴축정책의 영향 아래 중국의 저성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 등으로 1% 미만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바라봤다.
코로나19 약화로 회복세를 보였던 석유화학 전방산업(섬유, 자동차, 조선) 경기는 올해 주요 국가의 경기 부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둔화했는데 이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유통이나 식음료 등 서비스산업은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질 구매력 저하 등으로 소비심리 개선이 제한되면서 성장세가 올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2차전지와 정유산업은 내년에도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차전지 산업은 중국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산업은 내년에 공급부족 해소, 제품 가격 및 정제마진 하락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8%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문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코로나 리오프닝 효과가 금리 급등으로 빠르게 식어가면서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의 원가부담 및 재고소진 위험이 남아 있어 기업들의 경영관리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