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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신한금융 '조용'한 CI 변경, 왜 외부에 적극 알리지 않을까요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10-19 15: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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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신한금융 '조용'한 CI 변경, 왜 외부에 적극 알리지 않을까요
▲ 신한금융그룹이 9월부터 쓰고 있는 새로운 CI. <신한금융그룹>
[비즈니스포스트] ‘시아이(CI, Corporate Identity): 명사. 기업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를 하나로 통합해 나타낸 기업 명칭, 심벌, 로고 따위.’

국립국어원이 운영하는 열린 국어사전 ‘우리말샘’에 올라와 있는 CI 설명입니다.

뒤에는 '기업 내부적으로 기업의 존재 의의를 내부 종업원에게 각인시키고 기업 외부적으로 다른 기업과 구분되는 해당 기업만의 특징을 드러낸다'는 내용도 붙어 있고요.

금융회사들은 고객의 자금을 안전하게 지키고 굴린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그 어떤 산업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따라서 ‘해당 기업만의 특징을 드러내는’ CI를 바꾸면 변경 이유와 그 안에 함축된 의미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게 일반적입니다.

올해 하반기 새로운 CI를 선보인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와 핀테크 강자 토스 등도 ‘새 출발’을 강조하며 CI 변경을 외부에 적극 알렸습니다.

하지만 CI 변경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금융사가 있습니다. 바로 신한금융그룹입니다.

신한금융은 왜 새로운 CI 적용 소식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을까요?

19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 15개 계열사들은 9월부터 새롭게 바뀐 CI를 적용해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만 새로운 CI를 알리고 가이드북을 공유했을 뿐 외부에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고 판단되면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금융사들의 관행을 볼 때 이례적 일로 여겨집니다.

신한금융 계열사의 최근 뉴스 기사를 봐도 기존 CI와 새로운 CI가 혼재돼 쓰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CI는 기존 CI와 큰 차이가 없어 유심히 보거나 익숙해지지 않으면 구별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백브리핑] 신한금융 '조용'한 CI 변경, 왜 외부에 적극 알리지 않을까요
▲ 신한금융그룹의 기존 CI와 새로운 CI. <신한금융그룹>
새로운 CI는 기존과 비교해 색깔이 좀 더 밝은 파란색으로 바뀌고 가운데 미래를 향한 ‘길’을 나타내는 S자 모양의 곡률이 조금 조정됐습니다.

오른쪽 윗부분에 놓여 희망을 나타내는 ‘비둘기’의 날개 크기가 조금 줄어들고 왼쪽 아래 놓인 ‘새싹’ 주변을 비롯한 전반적 여백이 조금 넓어진 게 사실상 변화의 전부입니다.

신한금융도 새로운 CI와 관련해 “S의 직관성을 강화하고 심볼 S형태의 곡률과 여백이 미세 조정됐다”고 설명합니다.

신한금융이 CI 변경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존 큰 틀은 유지한 채 색깔을 비롯한 미세조정만 이뤄진 만큼 굳이 외부에 대대적으로 알릴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 것입니다.

신한금융 내부자료를 봐도 새로운 CI와 관련해 신한금융그룹 CI '업그레이드'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기존 브랜드 자산은 유지하면서 시대 감성과 디지털 환경(특히 모바일)에 부합하는 컬러와 형태로 업그레이드했다.” 이렇게 말이죠.

하지만 조금 바꿨다고 해서 이전 CI를 그대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업계는 앞서 말했듯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신한금융을 포함한 4대 금융지주들은 자체 서체를 개발해 쓸 정도로 브랜드 이미지의 차별화와 통일성을 강조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번 CI 변경으로 각 계열사의 전국 지점 간판은 물론 회사문서 양식까지 모두 CI를 바꾸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는 합니다. 
 
[백브리핑] 신한금융 '조용'한 CI 변경, 왜 외부에 적극 알리지 않을까요
▲ 신한금융그룹 15개 계열사가 9월부터 쓰고 있는 새로운 CI. <신한금융그룹>
하지만 신한금융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막대한 비용 지출 때문입니다. 비용적 측면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이유의 하나로 여겨집니다.

비용 문제는 기업의 BI(브랜드 아이덴티티)나 CI 변경 등이 있을 때 단골손님처럼 따라 붙는 고민요소로 꼽힙니다.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 정립에 만만찮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항목별 비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1분기 미래에셋대우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회사이름을 바꾼 뒤 인식한 1회성 비용은 566억 원에 이릅니다.

물론 신한금융은 회사 이름을 바꾼 것이 아니라 단지 CI에 작은 변화를 준 것이기 때문에 미래에셋증권만큼의 비용이 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신한금융은 새로운 CI와 관련해 지점 간판 등을 기한을 정해놓고 한 번에 일괄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변경시기가 왔을 때 순차적으로 새로운 CI로 바꿀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비용이 아예 들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요.

CI 변경폭도 크지 않은데 괜히 CI 변경을 대대적으로 알렸다가 치솟는 금리 속에 세계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쓴다는 이런 저런 비난을 들을 수도 있으니 조용히 지나가는 게 상책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저나 새로 바뀐 CI는 보기에 어떤가요, 색깔이 밝아지고 이전보다 깔끔해졌다는 점에서 내부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당장 내일(20일)이면 신한은행이 야심차게 준비한 새 모바일앱 ‘뉴쏠(New SOL)’도 출시되는데 여기서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것 같고요. 

새로운 CI는 무엇보다 모바일 환경에서 직관성을 중시했다고 하니까요.

새 CI와 이전 CI를 모바일에서 비교해 보면 확실히 새 CI가 영문자 S로 뚜렷하게 보입니다. 

신한금융은 “2022년 시대 환경 변화와 그룹 리부트(Re:Boot) 전략에 맞춰 새로운 신한다움(‘Shinhan’ness)을 재정립하고 신한 브랜드 이미지를 진화시키기 위해 그룹의 CI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CI 업그레이드의 목적은 이렇다고 하더라도 방법은 여러가지를 고민한 끝에 '조용'한 것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경제상황에서 은행이 외향적으로 너무 떠들면 좋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겠지요.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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