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15일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사고로 카카오뱅크 등 카카오 금융계열사에서 일부 서비스가 상당시간 중단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시중은행의 전산시스템 및 데이터 관리 능력을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전통 시중은행들은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고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전산시스템을 운영하는 반면 테크기업인 카카오의 계열사 카카오뱅크는 첨단기술을 도입해 고객에게 '편리성'을 제공하다가 불안을 키우게 된 것으로 보인다.
▲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사고로 4대 시중은행이 어떻게 전산시스템 및 데이터를 관리하는지를 향한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은 2019년 KB국민은행의 김포 IT센터 준공 당시 윤종규 회장 등이 종합상황실을 둘러보는 모습. |
18일 4대 시중은행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전산시스템 운영과 데이터 관리 및 유지 등에 적지 않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조직과 문화 모두 보수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은행권의 전산시스템 관리는 우직하다는 말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은행에서 전산시스템은 모든 자금거래를 담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은행에서는 모든 일이 전산시스템을 통해 처리되고 자동차나 스마트폰처럼 만질 수 있는 상품이 오가는 대신 모든 거래 기록이 데이터로 남는다.
각 은행의 데이터 관리와 관련된 부서만 10여 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새 전산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때는 수천억 원대에 이르는 비용을 투자하기도 한다.
우리은행은 2018년 3천억 원을 들여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도입했고 KB국민은행은 2019년 1800억 원을 투입해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전산시스템 중단은 말 그대로 국가적 재난”이라며 “은행들도 이를 잘 알기 때문에 전산관리에 적지 않은 돈과 인력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의 비상계획에 따라 데이터센터를 복수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 화재사고처럼 데이터센터 가동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고객의 금융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업무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
4대 시중은행 모두는 서울 등 주요 거점에 주전산센터를 두고 있고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 재해복구시스템 역할을 하는 보조 데이터센터(DR센터)를 두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주전산센터의 데이터들은 보조 데이터센터에 자동으로 백업이 된다. 재해가 발생하면 보조 데이터센터가 주전산시스템을 바로 대체해 서비스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김포와 여의도에 각각 주전산센터와 보조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신한은행은 경기도 죽전과 일산에, 하나은행은 인천 청라와 경기도 분당에 각각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우리은행은 서울 상암동과 경기도 죽전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은행이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워낙 많다 보니 IT 계열사를 두고 협업하는 것은 필수로 여겨진다.
KB국민은행은 KB데이타시스템과, 신한은행은 신한DS와 각각 협업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IT 계열사 하나금융티아이의 도움을 받고 있고 우리은행은 우리에프아이에스와 힘을 모으고 있다.
각 은행에서 전산시스템과 데이터와 관련한 업무를 총괄하고 책임지는 임무는 대부분 ICT그룹장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KB국민은행에는 윤진수 테크그룹 부행장이 있다. 신한은행은 배시형 ICT그룹장 부행장이, 하나은행은 정의석 ICT그룹장 본부장이 전산시스템 관리를 총괄한다. 우리은행에서는 고정현 최고정보책임자(CIO) 집행부행장이 책임자로 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