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발전으로 사람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릴 필요가 없는 데다 기술발전에 따라 일자리를 잃는 것을 해결하려면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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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 |
미국 벤처캐피탈 기업 ‘코슬라벤처스’는 7일 페이지가 미래의 기술발전 방향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토론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비노드 코슬라 코슬라벤처스 창업주와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가 토론자로 함께 참가했다.
코슬라벤처스는 40분 길이인 해당 토론회 영상의 이름을 ‘노변정담’이라고 붙였다. 이 영상은 지난주 코슬라벤처스가 주최한 행사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지는 이 토론 영상에서 “우리는 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데 필수적 요소로 주택과 안전 및 자녀교육 등을 꼽았다. 페이지는 이런 필수적 요소를 얻는 데 필요한 자원과 노동은 지금처럼 많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페이지는 이런 필수적인 요소를 얻기 위해 반드시 투입되어야 하는 노동력과 자원은 사회 전체가 쓸 수 있는 것 가운데 1% 미만이라고 봤다. 그는 1900년 미국의 노동인구 중 90%가 농업에 종사했으나 2000년 2%까지 비율이 줄어든 점을 사례로 들었다.
페이지는 “기술발전 덕분에 사람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페이지는 기술발전으로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을 해결하려면 노동시간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전일근무 직원 1명을 쓰는 대신 특정시간대에만 근무하는 시간제 직원 2명을 고용할 경우 실업문제가 사라진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내가 휴가를 줄 때 원래 기간에 추가로 1주일을 더 가고 싶은지 물어보면 사람들 중 대부분은 손을 든다”며 “휴가 2주를 더 받는 것이나 주4일 근무를 물어봐도 그들은 손을 들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지는 기업이 주당 근무시간을 조정해 직원들이 더 많은 자유시간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수의 사람은 일을 좋아한다”며 “그렇다 해도 가족들과 함께 보내거나 취미를 즐길 시간을 더 가지고 싶다고 여기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페이지는 이런 철학을 구글에 일부 적용하고 있다. 구글은 직원들에게 ‘20% 시간제’로 여유시간을 줬다. 20% 시간제는 직원 개인이 관심을 보인 분야나 프로젝트에 관련해 업무시간 중 20%를 사용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구글은 이를 통해 대표 서비스인 지메일과 구글뉴스 등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구글은 탄력근무제를 도입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을 결정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인재를 시간제 직원으로 두기도 했다. 인공지능 분야의 권위자인 제프 힌튼 토론토대 교수는 구글에서 시간제로 근무하며 인공지능 심화학습 알고리즘 발전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도 이에 앞서 지난 1월23일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페이지와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단순하고 반복적 일들이 자동화되고 기계화되면서 더 많은 시간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9시 출근과 5시 퇴근이라는 전통적 근무형태도 재정의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