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로 5년 동안 약 2조5천억 원의 이자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것인데도 은행만 배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16곳 시중은행들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로 약 2조5천억 원의 이자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혜원 정의당 의원이 분석했다. . |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국은행 제출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6곳 시중은행은 2017~2021년 금융중개지원대출 사업으로 모두 101조9천억 원을 빌려줬다.
각 사업의 평균 대출금리에 따른 5년간의 이자수익은 약 3조 원으로 추정되는데 여기에서 한은의 지원금리에 따른 조달 비용 4832억 원과 연체에 따른 손실을 빼면 약 2조5천억 원의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에는 8월까지 39조4천억 원이 대출됐는데 여기서는 1조3천억 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 의원실은 “코로나19와 경제 위기로 대출 규모는 커졌는데 한국은행으로부터 금융중개지원대출 자금 조달금리는 크게 낮아져 이익 규모가 대폭 커졌다”고 분석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에 연 0.25% 초저금리로 자금을 공급해 중소기업,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이 늘어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장 의원실에 따르면 일반적 대출은 이자수익의 30% 이상을 자금조달 비용으로 지출하게 되는데 금융중개지원대출은 2021년 기준 조달비용이 이자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얻는 혜택은 은행이 누리는 것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 한국은행의 시중은행 모니터링 자료를 기준으로 기업들이 받은 혜택을 추산해 보면 1200억~4900억 원 사이라고 장 의원실은 설명했다.
한국은행 내부 평가에서도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정부의 정책자금과 비교한 결과 신속성과 한도 측면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금리감면 효과는 낮게 나타났다.
장 의원은 “한국은행의 정책금융 확대 과정에서 시중은행이 횡재하고 있다”며 “제도 정비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