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신임 임원의 차량에서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뺐다.
17일 포스코에 따르면 올해 승진한 포스코 신임 임원(상무보)들은 법인차로 한국GM의 임팔라나 르노삼성자동차의 SM7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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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오른쪽) 포스코 회장과 김제임스 한국GM 사장이 지난 5월23일 서울 포스코센터에 마련된 전시부스에서 신형 말리부를 둘러보며 악수하고 있다. |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임 임원들이 현대차의 그랜저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그랜저가 선택지에서 빠진 것이다.
직급이 상무 이상인 임원은 아직 제네시스나 EQ900을 탄다. 제네시스나 EQ900과 같은 급의 차가 한국GM이나 르노삼성차에 없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한국GM의 알페온이 단종되면서 알페온 대신 임팔라가 등장했고 그랜저의 경우 올해 신형이 나오는 만큼 구형 그랜저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미리 선택지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그랜저를 넣지 않은 것을 두고 나머지 자동차회사들과 협력을 강화해 현대차그룹에 맞대응하는 성격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포스코와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자동차의 협력 움직임은 올해 들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르노삼성차가 3월 초 출시한 SM6와 한국GM이 5월 출시한 신형 말리부에 포스코가 만든 자동차강판이 100% 적용됐다. 쌍용차가 3월 내놓은 티볼리에어도 포스코의 자동차강판을 70% 이상 적용했다.
특히 한국GM은 신형 말리부를 공개하며 “포스코가 만든 자동차강판을 100% 사용해 차체 크기는 커졌어도 가볍고 탄탄해졌다”며 포스코를 직접 지원했다.
포스코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티볼리에어와 SM6, 신형 말리부의 판매를 도왔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 이들 차종을 차례로 전시했고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직접 전시장소를 찾아 힘을 보탰다. 포스코 임직원들은 이 차종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한국GM은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이어 포항 포스코 본사 앞에서도 신형 말리부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포스코와 자동차회사가 협업을 강화하면서 양쪽 모두에게 득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경우 자동차강판 매출이 오르는 효과뿐만 아니라 자동으로 포스코의 기술력을 홍보할 수 있다”며 “자동차회사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포스코 제품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통해 안전성을 강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한국GM이 협력을 강화하면 GM 본사와 협력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이점이 있다.
지난해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생산량 860만 톤 가운데 미국 GM에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