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높은 수준의 환율 수준이 지속된다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상당기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물가에 추가적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을 고려했을 때 비상상황에 대응능력이 부족하지는 않다며 적기에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높은 대외신인도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외화자금 조달여건도 양호한 상황이며 우리나라는 대외채권 규모가 대외채무를 상당폭 상회하는 순채권국인 데다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액 규모를 고려할 때 유사시 대응능력도 부족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에서 쏠림현상이 심화돼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과도하게 괴리되는 경우 준비된 컨텐전시 플랜에 따라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와 관련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달러 유동성상황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 총재는 “이론적으로는 지금 통화스와프가 필요 없는 상황이다”며 “마치 우리나라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스와프를 달라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저자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현재는 달러 쇼티지(부족) 현상이 전혀 일어나고 있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연준과) 이야기를 하고 논의, 정보교환은 하겠지만 연준이 어떻게 할지는 말씀드리기 어렵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0.25%포인트 인상 기조의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며 “국내 물가와 성장,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금융통화위원들과 면밀히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