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달러화 지수가 2001년 전고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달러화 지수는 2001년 전고점 수준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화 초강세는 궁극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에 또 다른 위기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달러화 지수가 2001년 전고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26일 증권가에서 나왔다. <연합뉴스> |
달러화 지수(미국 달러 인덱스)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등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의미한다.
영국 파운드화 급락이 달러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영국 국채금리와 파운드화가 가장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10년 국채 금리는 23일 전날 대비 33bp(9.5%), 지난주 대비 69bp 급등했으며 파운드화는 23일 하루에만 2.3% 급락했다. 달러/파운드화는 1.0859 달러까지 급락하며 1985년 3월1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3일 발표된 영국 신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이 영국 금융시장을 급격하게 요동치게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박 연구원은 “파운드화의 급락은 당연히 달러화의 추가 강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강 달러 현상으로 비달러 통화가치의 급락 현상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파운드, 유로 및 엔화 가치의 동반 급락은 강 달러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달러화 강세를 저지할 재료도 없다고 설명했다.
미 연준이 공격적 금리인상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미 연준과 영란은행, 유럽중앙은행과의 정책금리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격차는 파운드화와 유로화 가치를 추가 하락시킬 것으로 분석됐다.
엔화 역시 미 연준과 일본은행 사이의 통화정책 차별화 현상 심화로 추가 하락이 예상됐다. 주요 국가들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은 홀로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엔화 가치는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주요국 통화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달러화 지수는 2001년 7월5일 고점 수준에 육박하거나 상회할 여지가 커졌다”며 “달러화 지수가 2001년 고점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 “달러화의 추가 강세가 글로벌 부채 리스크 등 신용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과 함께 강달러 추이에 대해서도 주시해야 할 국면이다”고 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