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경제연구원이 무역수지 적자가 외국인들의 자본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경연은 21일 '무역수지가 외국인 주식 매매행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매력도를 하락시켜 외국인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매력도를 하락시켜 외국인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무역수지가 감소하면 국내로 유입되는 외화가 줄어들어 원화가치가 절하된다고 봤다.
근거로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3년 동안 무역수지와 환율 추이를 제시했다. 무역수지가 증가할수록 원화는 절상되고 무역수지가 감소할수록 원화는 절하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무역수지는 15억8000만 달러 흑자에서, 올해 8월 94억9000만 달러의 대규모 적자로 전환됐다. 동일 기간 중 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작년 8월 1161원에서 올해 8월 1320원으로 159원가량 급등했다.
한경연은 무역수지 감소로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환차손 우려로 한국 증시의 투자매력도가 저하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주식에 대한 매도 압력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또 적자가 난 달의 다음 달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할 확률은 흑자 달보다 평균 28.3% 증가한다고 했다.
한경연이 2004년 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월간 자료를 토대로 무역수지 적자가 외국인의 국내 주식매매 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한 결과다.
한편 한경연은 최근 무역수지 악화의 주된 원인을 수입가격 증가와 수출 둔화에서 찾았다.
실제로 올해 8월 수출·수입 증가율 격차는 21.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경연은 무역수지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서 원자재 가격변동의 영향을 완화해야 하고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무역수지를 관리하는 것은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는 규제 개선과 신성장동력 확보 지원 등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