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기조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기 대표적 수혜주로 꼽히는 은행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은행 호실적에 힘입어 은행주의 배당 매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주가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 18일 한국거래소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직전 거래일인 16일 608.76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3일 종가 744.13과 비교하면 18.20% 내렸다. |
18일 한국거래소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직전 거래일인 16일 608.76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3일 종가 744.13과 비교하면 18.20% 내렸다.
KRX은행지수는 증시에 상장된 금융지주 및 은행 9곳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주가지수다. 코스피지수나 코수닥지수 등 시장전체를 반영하는 시장지수와 달리 은행의 주가흐름을 반영한다.
은행주는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이자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대표적 금리인상 수혜주로 꼽힌다.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고 본격적으로 금리인상 사이클이 시작됐다.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연말 1.00% 한국은행의 강력한 긴축 기조에 따라 2.50%까지 치솟았다. 특히 한국은행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무려 7차례나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은행주 주가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9월 들어 KRX은행지수는 약 1년7개월 만에 600선 아래로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하반기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코스피지수가 3.36% 상승하는 동안 KRX은행지수는 오히려 3.42% 하락했다.
가파른 금리인상 기조에도 불구하고 은행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배경으로는 충당금 확대와 예대금리차 공시 등이 꼽힌다.
금융당국은 경기침체를 우려하며 금융지주를 향해 자본건전성 제고를 위해 충당금을 늘리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손특별준비금은 금융당국이 은행에 추가 준비금 적립을 요구하는 제도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은 최근 수신 포트폴리오가 악화하며 예대금리차 축소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여기에 최근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가 도입되며 은행들의 여수신 금리 조정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예대금리차 축소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중 은행들이 이자이익 확대에 힘입어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은행주의 배당 매력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은행 순이익이 증가하면 배당성향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더라도 배당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금융지주의 지난해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KB금융 25.98%, 신한금융 26.04%, 하나금융 25.63%, 우리금융 25.29%로 집계됐다. 배당성향은 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은 15조 원에 이르렀다. KB국민은행 4조4402억 원, 신한은행 3조8902억 원, 우리은행 3조4810억 원, 하나은행 3조52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이자이익이 증가한 덕분에 주요 시중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의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8조966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8조910억 원과 비교해 약 11%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규모에 해당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및 주당배당금(DPS)이 기대된다"며 "이익 수준이 향상됐으며 최근 금융주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데 따라 예상 배당수익률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