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이 전체 가상화폐 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거시경제 상황도 나빠져 시세 반등에 힘이 실리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증권사 분석이 나왔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심화에 대응할 안전자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시세 흐름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심화에 대응할 안전자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비트코인 그래픽 이미지. |
가상화폐 전문지 코인데스크는 8일 증권사 번스타인 보고서를 인용해 “비트코인 시세가 거시경제 상황 악화에 반응해 다른 가상화폐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번스타인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세계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과 환율 급변동 등 경제적 변수가 커지면서 비트코인 시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트코인은 당초 세계 경제상황이 불안정한 시기에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다른 자산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시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번스타인은 이런 기대감이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며 가상화폐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일은 최근 시세 급락에 따라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시세와 미국 증시 사이의 연관성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 밀접해지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번스타인은 “비트코인 시세는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시장에 돈을 풀기 시작해야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표적 위험자산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이 전체 가상화폐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 및 중요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시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꼽혔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부동의 1위 시가총액을 유지하면서 다른 화폐와 차별화된 시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마저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번스타인은 현재 이더리움 시가총액이 2016년과 비교해 약 20배로 뛴 반면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6배로 불어나는 데 그쳤다는 점을 배경으로 제시했다.
결국 앞으로 거시경제 측면의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비트코인 시세도 이에 따른 직격타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인데스크는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서 비트코인의 영향력은 꾸준히 낮아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최악의 경제 상황에서 가치를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