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새 총리로 선출된 리즈 트러스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면담이 성사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보수당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
[비즈니스포스트] 영국을 이끌 새 총리로 리즈 트러스(LIZ Truss) 외무부 장관이 선출됐다.
트러스가 영국 총리로 결정되면서 한국과 인연이 재조명 받고 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특사로 활동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취임 직후 면담이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뒤 6일 정식 취임한다. 영국 보수당(Conservatives)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5일 오후 트러스 장관이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을 꺾고 보수당 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영국은 내각책임제 국가로 의회의 다수당 대표가 내각 수반인 총리를 맡는다. 이에 따라 다수당 대표가 된 트러스 장관이 사퇴한 보리스 존슨의 총리직을 이어받게 됐다.
당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와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9월에 영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트러스 총리가 정식 선출되기 이전부터 면담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러스 총리와 이 부회장의 면담이 조기에 성사된다면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외국 기업인으로 조명 받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지난 5월 김건 전 주영국 한국대사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영국대사가 공석이라 외교 역량에 한계가 존재하는데다 임기 초반 과제가 산적해 있는 트러스 총리의 상황과 일정 등을 고려하면 두 사람의 만남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트러스 총리는 외교통상 분야 장관으로 재임하며 한국의 주요 인사들의 카운터파트너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
그는 통상장관이던 2019년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탈퇴) 이후 한·영 양국의 교역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유명희 통상본부장과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성사시켰다.
외교장관에 취임한 직후인 2021년 11월에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만나 한반도 평화 구축과 백신 협력 등을 논의했다. 당시 회담은 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COP26)에서 영국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이 가운데
유명희 전 통상본부장은 최근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내정됐다.
이재용 부회장과 면담 가능성이 떠오르면서 주목받는 대목이다.
트러스 총리는 감세와 성장, 작은정부 등을 강조하며 ‘제2의 대처’로 평가받는다.
그는 총리로 선출된 뒤 소감에서도 “세금을 낮추고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담대한 구상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트러스가 헤쳐 나가야 할 상황은 매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영국은 물가상승, 공공기관 파업 등 여러 가지 경제 문제에 직면해있다. 영국의 7월 소비자물가는 10.1%를 기록해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철도 등 공공부문 노조들이 대규모 파업을 예고했다.
특히 겨울철을 앞두고 에너지난 해결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영국의 전기와 가스 요금이 연 80%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BBC는 트러스 총리가 8일(현지시간) 가계 에너지요금을 동결하는 내용을 담은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트러스 총리가 정부의 차입금으로 상승한 에너지 요금을 충당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으며 2년 동안 에너지 요금을 동결하는 데 1천억 파운드(약 158조946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트러스 총리의 정책 노선을 두고도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그가 강조한 감세 정책은 세금을 많이 내는 고소득층에 유리하고 정부의 재정 적자를 늘릴 수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트러스 총리는 1975년에 태어나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철학정치경제를 전공했다. 국제 석유기업 셀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 2010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특별 공천을 받아 영국 하원에 입성했다.
하원 입성에 성공한 트러스는 2012년 교육부장관, 2014년 환경장관, 2016년 법무장관, 2017년 재무장관, 2019년 국제통상부 장관, 2021년 외무부장관 등 6개 부처의 장관을 지냈다.
트러스는 외무장관으로서 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강경한 외교 노선을 보이기도 했다. 총리로 취임한 뒤 첫 외국 정상 통화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