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은행의 티맵모빌리티 투자가 카카오뱅크 투자 사례처럼 쏠쏠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이사(왼쪽)가 2022년 8월19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이재근 KB국민은행 은행장과 티맵모빌리티 신주 인수계약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 |
[비즈니스포스트] KB국민은행의 티맵모빌리티 투자가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카카오뱅크 투자를 통해 상당한 차익을 거둬 이른바 '잭팟'을 터트린 바 있다.
31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KB국민은행의 티맵모빌리티 투자를 두고 향후 금융과 모빌리티 사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시선이 나온다.
금융과 모빌리티서비스의 성공적 결합 사례에는 대표적으로 '그랩'이 있다.
그랩은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앱으로 출발했다. 이후 모빌리티서비스에서 결제, 대출 등 금융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동남아시아 점유율 1위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그랩은 스팩(SPAC)합병을 통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시가총액은 한때 40조 원대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그랩의 성공 스토리는 모빌리티와 금융이 결합했을 때 낼 수 있는 파급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KB국민은행과 티맵모빌리티의 협력은 우선 두 회사의 플랫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티맵모빌리티가 운영하는 '티맵' 애플리케이션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약 1400만 명이고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의 MAU는 1100만 명에 이른다. 중복 이용자가 있겠지만 일단 단순 계산으로만 따져 보면 25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KB국민은행으로서는 자체 플랫폼 역량 강화 효과와 더불어 향후 티맵모빌리티 지분 매각 차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티맵모빌리티에 2천억 원을 투자해 지분 8.3%를 확보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이 티맵모빌리티에 지분투자를 결정하며 평가한 티맵모빌리티의 기업가치는 2조2천억 원이었다.
티맵모빌리티는 SK그룹의 ICT중간지주사인 SK스퀘어의 자회사다. 2020년 12월 티맵모빌리티가 분사하던 당시 기업가치는 약 1조 원으로 책정됐는데 1년8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2배 넘게 뛴 셈이다.
티맵모빌리티는 2025년까지 기업가치를 4조5천억 원으로 키워 기업공개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KB국민은행으로서는 티맵모빌리티의 상장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2025년까지 약 2배의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투자를 통해 대규모 평가이익을 낸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2016년 3월 카카오뱅크에 1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10%(200만 주)를 확보했고 공동 2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2020년까지 KB국민은행은 꾸준히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카카오뱅크에 약 2300억 원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KB국민은행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은 3809만7959주까지 늘었다.
카카오뱅크가 2021년 8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KB국민은행이 보유한 지분 가치도 큰 폭으로 뛰었다.
공모가 3만9천 원을 기준으로 잡으면 당시 KB국민은행이 보유한 지분의 시장 가치는 1조4858억 원에 이르렀다. 2300억 원의 투자금이 약 6배 넘게 뛴 셈이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9만 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던 만큼 투자 수익은 더욱 커질 수도 있었다.
최근 카카오뱅크 주가가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KB국민은행의 예상 투자수익률은 약 400%에 이른다.
KB국민은행은 18일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 1480만 주를 처분하면서 투자수익을 일부 실현했다.
처분 가격은 2만8704원이었는데 KB국민은행의 카카오뱅크 지분 주당 매입가가 약 6037원이었던 점을 놓고 계산해보면 이번 지분 매각으로만 3355억 원의 매각차액을 거뒀다.
이 지분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KB국민은행은 티맵모빌리 지분 8.3%를 확보했다. 카카오뱅크 투자로 벌어들인 돈을 다시 티맵모빌리티에 투자하는 셈이라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 사례처럼 다시 한번 대규모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티맵모빌리티가 카카오모빌리티에 밀려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에서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만큼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사례와 유사한 투자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나온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