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으로 증시가 크게 하락하며 주식 투자가 주춤해진 가운데 투자자들이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스팩에 눈을 돌리고 있다.
스팩(SPAC)은 비상장 우량기업을 발굴해 인수합병(M&A)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인수목적회사다. 스팩으로 상장한 회사는 3년 안에 비상장 우량기업과 합병을 마쳐야한다.
▲ 올해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으로 증시가 크게 하락하며 주식 투자의 난도가 높아진 가운데 투자자들이 소액으로 기업인수에 참여할 수 있는 스팩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스팩 20개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16.86%로 나타났다. 이 중 삼성스팩6호는 수익률 205.50%를 기록하기도 했다.
스팩은 모두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코스닥지수가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21.26%(219.81포인트)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스팩은 코스닥시장에서 충분히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스팩은 원금을 보장하며 안정적 수익을 낸다는 점에서 투자자에게 부담이 적은 투자처로 꼽힌다.
스팩 투자자는 주식 매도를 통해 차익을 얻거나 합병에 성공한 뒤 합병회사의 주식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스팩상장이 폐지되더라도 투자자들은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어 스팩은 증시 하락에도 안정적 투자처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직접 상장한 기업들이 평균값으로 공모가대비 42.59%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직상장 기업 39곳 가운데 약 46%에 해당하는 18곳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떨어져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반면 스팩은 전부가 공모가를 넘어 안정적 성적을 내고 있다.
비상장 기업들이 직접 상장을 추진하지 않고 스팩에 합병하며 우회상장하는 건수도 크게 늘었다.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가 겹쳐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이다.
기업은 스팩합병을 통해 우회적으로 증시 입성에 성공하고 동시에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한 스팩합병은 수요예측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수요예측 부진에 따른 공모가격의 하향 또는 상장철회 등 위험도 피할 수 있다.
올해 스팩합병을 마친 기업은 하인크코리아, 누보, 파이버프로, 웨이버스, 하이딥, 모비데이즈, 태성, 원텍, 코닉오토메이션 등 전부 9곳이다.
이 가운데 하인크코리아와 파이버프로는 각각 합병 후 상장일과 비교해 이날 주가가 124%, 93.3% 상승하며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스팩상장 자체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 20곳이 신규 상장했다. 심사 승인을 받은 스팩은 12곳, 심사 청구를 한 스팩은 6곳으로 스팩 상장은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스팩상장과 스팩합병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많이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스팩상장 및 합병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팩제도가 도입된 뒤 스팩상장 최고기록은 2015년 45건이며 스팩 합병 최고기록은 2017년 21건이다. 국내에서는 2009년 말부터 스팩의 설립을 허용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