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황에서 통화정책 완화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통화위원이 금융통화위원회에 새롭게 합류하기도 했다.
금리변화에 갈수록 민감해지는 시장에서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소폭 올리는 데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19일 한국은행 안팎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25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연 2.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7월 0.25%포인트씩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가이던스를 제시한 바 있는데 당시 가이던스에서 크게 변화할 환경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3번째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각) 공개된 7월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회의록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회의록에 따르면 한 참석자는 “통화정책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일정 시점에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11일에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오자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가 공격적 긴축정책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이 확산되기도 했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폭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는 불과 한 달 전에 연방준비제도가 9월 회의에서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지만 지금은 0.5%포인트 수준의 인상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한국은행이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부담감을 덜면서 0.25%포인트 수준의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새 금융통화위원이 통화정책 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로 평가되는 점도 한국은행이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그동안 금융통화위원회는 정원 7명을 채우지 못하고 6명으로 운영돼 왔는데 7월28일 신성환 홍익대학교 교수가 금융통화위원으로 임명됐다.
신 위원은 지난해 한국은행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리자 신중론을 제시해 시장에서는 그를 비둘기파로 평가하고 있다.
신 위원의 합류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금융통화위원이 기존 2명에서 한 명 더 늘어나게 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다소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점도 완만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이 총재가 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를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제유가만 안정되면 물가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올해 3월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았지만 8월 들어 배럴당 9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하반기부터는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나 점차 완만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국제유가의 안정세는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해 준다.
이 총재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물가 흐름이 향후 몇 달간 지금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 후 점차 완만히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