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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관치금융' 논란으로 궁지에 몰려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06-09 15: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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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관치금융' 논란으로 궁지에 몰려  
▲ 임종룡 금융위원장.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임 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임하고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도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는데 양쪽에서 관치금융 논란에 ‘부메랑’을 맞으며 입지가 흔들리게 됐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조정회의에서 “최경환 전 부총리, 안종범 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서별관회의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고 대책을 논의한 배경이 무엇인지 명백하게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진상을 밝히지 않으면 국회 차원에서 (청문회를 통해) 사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은 대우조선해양 지원이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결정됐으며 산업은행은 사실상 ‘들러리’에 불과했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임 위원장은 홍 전 행장의 폭로에 대해 “누군가 결정해야 했다. 내가 책임지겠다”고 진화에 나섰으나 야당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실직이라는 아픔이 있고 천문학적 액수의 공적 재원이 들어간 사안에 왜 대응하지 못했는지, 어떤 관치금융적인 정책 수단이 동원됐는지를 낱낱이 진상 파악해야 고통 분담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구조조정 부실에 대한 책임론이 관치금융 논란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국내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금융산업의 선진화와 금융시장 안정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권한이 워낙 막강하다보니 관치금융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임 위원장은 기재부 고위 관료 출신이지만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친 만큼 지난해 3월 금융위원장 취임 당시 관치금융 관행 단절에 힘을 쏟을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특히 KB금융 사태를 겪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도 관치논란의 홍역을 치른 상황이기도 했다.

하지만 임 위원장이 지난해 기업 구조조정의 실질적 사령탑을 자처하고 나서고 금융공기업 성과주의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다시금 관치금융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야당과 금융권은 임 위원장이 주도해온 기업 구조조정과 성과연봉제 추진이 관치금융이란 맥락에서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8일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이뤄진 기업 구조조정 결정과 관련해 성명을 내 “정권의 추악한 관치금융 행태가 낱낱이 드러났다”며 “자유시장주의의 탈을 썼을지는 몰라도 실제로는 계획경제체제에 경도된 독재정권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권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으로 부실기업 지원을 강요해 국책은행에 위기를 전가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에게 덮어씌워 성과연봉제 강제 도입 명분으로 포장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도 금융권 성과연봉제 추진 과정에 관치금융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민주당은 노사관계에 부당개입한 점을 들어 임 위원장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고위 관료와 금융지주 회장 등 관계와 금융계 요직을 두루 거친 인사다.

관료시절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워 행시 24회 동기인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함께 후배들로부터 닮고 싶은 선배로 여러차례 선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NH금융지주 회장 시절에도 ‘소통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직원들의 신뢰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장은 본질적으로 관치금융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자리지만 임 위원장이  민간금융의 자율도 염두에 두고 '외줄타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이유다. 

이 때문에 임 위원장이 성과에 연연해 기업구조조정이나 성과연봉제 도입에서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애초 기업 구조조정 협의체는 지난해 10월 금융위 주도로 먼저 만들어졌다. 차관급인 금융위원장이 주재하고 기재부, 산업부 등 관련 부처도 같은 차관급으로 꾸려졌다.

하지만 4.13 총선 이후 정부가 조선해운 구조조정 이슈를 전면화하면서 사실상 차관급에서 컨트롤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됐다. 기업 구조조정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임 위원장이 기업 구조조정에 총대를 메고 나섰지만 막대한 재원과 대규모 실업대책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실상 금융위원회의 역량을 넘어서는 이슈”라고 말했다.

정부는 서별관회의의 ‘밀실’ 논란이 커지자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장관급 회의에서 직접 챙기기로 했다. 임 위원장 입장에서 여러모로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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