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기가 카메라모듈 사업과 관련해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분야로 고객사를 넓히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의 기존 카메라모듈 주요 고객이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사업전망은 어두워지는 반면 전장용 카메라모듈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맞춰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삼성전기가 카메라모듈의 중국 의존도 낮추고 고객회사를 다변화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기 본사 모습. <삼성전기>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카메라모듈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전장(자동차 전자장비)용 카메라에 힘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IT용 카메라 모듈에서 쌓은 기술력을 적용해 주요 전장 고객들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제품공급을 확대하고 거래선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도 카메라모듈 사업과 관련해 “전략 거래선의 수요 감소와 함께 중국 코로나19 봉쇄정책에 따라 실적이 직전 분기보다 후퇴했다”며 “거래선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비중을 낮추기 위해 중화권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삼성전자를 향한 카메라모듈 납품 비중을 20%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아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샤오미 비중을 10% 가까이 늘렸다. 삼성전기는 샤오미 외에도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관련 매출을 확대해왔다.
경쟁회사인 LG이노텍이 애플에 대한 납품 비중을 높인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샤오미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1년 같은 기간보다 25%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또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와 비보의 출하량도 각각 15%, 22% 감소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엄격한 코로나19 봉쇄정책에 영향을 받아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코로나19에 대한 중국정부의 강도 높은 봉쇄정책에 더해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면서 중화권업체 비중을 늘린 삼성전기의 경영전략은 수정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삼성전기는 카메라모듈 사업과 관련해 스마트폰 분야에서 자동차 전장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화권 스마트폰업체의 사업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카메라모듈 시장 자체의 성장률이 연평균 1%정도로 성숙기에 들어갔다는 점도 이런 전략 변경의 배경으로 꼽힌다.
증권업계가 예상하는 삼성전기의 2022년 실적 전망치를 보면 카메라모듈 사업을 하는 광학통신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로 적지 않다.
삼성전기로서는 주요사업 분야인 카메라모듈문에서 안정적 실적을 뽑아내기 위해 매출처 다변화가 필요한 셈이다.
삼성전기는 북미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전기차 및 미래자율주행차 시장에서 광학통신 부품의 수요가 늘어나는데 맞춰 고객회사 다변화 경영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올해 상반기 테슬라에 대규모 카메라모듈 공급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IT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기가 테슬라에 카메라모듈을 5조 원 규모로 공급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았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은 도로 신호, 표지판, 장애물 등 외부 교통환경을 촬영해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으로 보내는 부품이다.
자동차용 카메라모듈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를 비롯한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과 북미에서 자율주행 적용이 확대되면서 관련 법규가 강회됨에 따라 앞으로 자동차 1대 당 최대 15개~20개의 카메라모듈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자업계에서는 자동차용 카메라모듈 시장이 올해 40억 달러 규모에서 2027년 9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상반기 카메라모듈 사업 실적이 부진했지만 전장용 제품 비중 확대로 애초 우려보다는 선방했다”며 “삼성전기는 앞으로도 중화권 스마트폰업체 매출 불확실성을 줄이고 전장사업에서 이익기여도를 높여 안정적으로 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