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브라질 정부가 삼성전자의 브라질 현지 반도체공장 설립에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내부.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브라질에 반도체공장을 신설하는 계획을 두고 한국 및 브라질 정부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를 상당 부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를 남미와 유럽, 아프리카 등 여러 지역에 공급하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16일 투도셀룰러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최근 한국 정부와 반도체공장 설립에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삼성전자가 브라질에 반도체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이 이번 협약의 핵심이다.
파비오 파리아 브라질 통신부 장관은 상파울루에서 열린 정부 주최 5G통신 관련 세미나에 참석해 현지 기자들과 만나 이런 소식을 전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브라질에 반도체 생산공장 설립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며 “브라질이 반도체 생산에 전략적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아 장관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브라질 공장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를 남미와 유럽, 아프리카 등 지역으로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공장 건설과 가동 뒤 공급 계획까지 거론된 점을 볼 때 논의도 어느 정도 진전되고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브라질 정부는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를 통해 삼성전자에 반도체공장 가동에 따른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파리아 장관은 현재 전 세계가 대만에 반도체 공급망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립으로 대만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전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기업이 아시아 이외 지역으로 생산거점을 다변화할 이유가 커졌다는 것이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현지 반도체공장 건설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파리아 장관은 지난해 11월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삼성전자 브라질 반도체공장 설립에 관련한 제안을 공식적으로 보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한국 정부와 브라질 정부의 양해각서 체결은 이런 노력이 성과를 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브라질 정부는 오래 전부터 현지에 반도체공장 유치를 추진하며 미국 인텔에 적극적으로 생산기지 설립을 제안해 왔다. 그러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삼성전자가 브라질에 공장 설립을 결정한다면 인텔이 2008년부터 코스타리카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다 6년 만에 폐쇄한 뒤 처음으로 남미에 대형 반도체공장이 들어서는 것이다.
브라질은 삼성전자 및 LG전자, 현대자동차, 대만 폭스콘 등의 생산공장이 위치한 남미 지역 제조업 중심기지로 꼽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와 관련한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도체공장 투자는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