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하면서 철강회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회사들은 몇년 전부터 자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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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 |
임 위원장은 9일 산업 구조조정 방향과 관련해 “범부처적 노력으로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에 더 빠른 속도를 내고 근본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업 구조조정 관련 당정 간담회에 참석해 8일 열린 제1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결과를 보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임 위원장은 "대내외 여건을 감안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성이 있는 새로운 산업으로 자금 흐름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구조조정을 통해 공급과잉 등 위기에 처한 주력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자금 흐름을 생산적 분야로 전환하는 것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새누리당에서는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김상훈 정책위 수석부의장 등이 참석했고, 정부에서는 임 위원장과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 관계자가 참석했다.
임 위원장의 발언에 철강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강업계는 4월 정부 구조조정협의체가 당장 구조조정이 필요한 경기민감업종으로 조선업과 해운업을 지정하면서 정부의 칼날을 피했다.
그러나 임 위원장이 철강업 구조조정을 다시 거론한 데다 최근 구조조정 적기를 놓쳐선 안 된다는 지적도 곳곳에서 나오면서 철강업계가 다시 긴장하는 분위기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을 비롯한 국내 주요 철강회사들은 최근 공급과잉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춰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보스톤컨설팅그룹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결과는 오는 7월 나온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최근 몇 년 동안 자발적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을 통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
포스코는 계열사 구조조정과 자산매각을 합쳐 모두 149건의 구조조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1분기까지 54건이 완료됐고 남은 기간에 48건을 마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포항공장 철근라인을 폐쇄하는 등 자동차강판 같이 수익성이 높은 분야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조선용 후판의 생산을 줄이는 대신 건설용 봉강과 외벽강판 생산을 확대했다. 본사 사옥과 포스코 지분 등을 매각했고 지금도 막바지 자산매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 적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오승욱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는 최근 열린 구조조정 관련 세미나에서 “국내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면서 구조조정 시기를 놓쳤다”며 “일본이 10년 동안 인수합병을 통해 철강산업 경쟁력을 제고한 점과 대조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한국의 철강산업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철강을 주로 소비하는 조선이나 자동차, 건설부문의 전망이 밝지 않아 수요가 나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