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은 대부분 자금을 고객의 예·적금을 통해 조달하는데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고객 유인동력이 약해지면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지고 있다.
▲ 시중은행이 최근 들어 수신상품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저축은행과 수신상품 금리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창구. <연합뉴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최근 들어 예·적금 금리를 적극 인상하면서 저축은행과 수신상품 금리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저축은행은 보통 시중은행과 정기예금 기준으로 0.5~1.0%포인트 수준의 금리 차이를 유지하면서 수신 경쟁력을 확보했는데 이런 차이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워진 것으로 파악된다.
은행연합회와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각각 공개돼있는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 평균을 비교해 보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금리는 이날 기준으로 대략 0.45%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올라와 있는 19곳 은행(인터넷 은행 포함)의 43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 평균을 보면 대략 2.99%로 나타난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는 79곳 저축은행의 263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 평균은 3.44%로 집계된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상품의 금리는 가입 기간 12개월을 기준으로 삼았다. 저축은행 상품에는 약정금액 1천만 원이라는 조건도 붙어있다.
저축은행들도 예·적금 상품 금리를 쉬지 않고 올리고 있지만 시중은행과 금리 격차를 크게 벌리기가 쉽지 않아 답답함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의 금리 매력도가 시중은행과 비교해 크게 높지 않다면 금융 소비자로서는 굳이 저축은행을 찾을 이유가 없다.
더욱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예고된 상황이라 시중은행의 수신상품 금리 인상 행렬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시중은행들은 정부가 예대마진 공시제도를 도입하는 등 금리 상승기 ‘이자 잔치’를 잔뜩 경계하고 있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수신금리 인상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2.75~3.00%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25%다.
저축은행업계가 수익성을 위해 대출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지만 전반적 금리 상승으로 차주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저축은행은 주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진행하고 있는데 무턱대고 대출금리를 올렸다가는 자칫 부실자산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7월 낸 금융부문 종합 평가 리포트에서 “하반기 이후 금융부문의 사업환경과 등급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는 경기 둔화, 금리 상승, 규제 변화이다”며 “업권별로는 상대적으로 취약 차주 비중이 높고 타업권 대비 다중채무자가 많은 캐피탈과 저축은행업권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