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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
아모레퍼시픽이 한중 경제포럼에서 한국기업 중 유일하게 사업설명회 발표자로 나서 화제다. 중국시장 진출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고 중국 내에서 위상도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이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국빈방문 일정에 맞춰 열린 한중 경제통상협력 포럼에서 국내기업 대표로 발표를 맡았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그룹전략실 상무는 한국의 투자환경과 한국기업의 중국진출 성공사례 등을 소개했다.
포럼을 주최한 코트라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여러 기업을 놓고 고심한 끝에 아모레퍼시픽을 최종 선정했다고 한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현지에서 위상이 높아진 데 따라 사업설명회 발표자로 낙점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250여 명의 중국 경제사절단이 함께 방문한 것으로 국내 수많은 기업들 중에 낙점된 것으로 보면 된다”며 “그만큼 중국에서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상무는 이날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내 성공비결로 현지화 전략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김 상무는 또 올해 상하이에 생산연구기지를 새로 지어 현지화를 더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1994년 중국에 진출한 후 중국인의 피부에 맞는 제품을 개발했고 중국직원을 다수 채용했다. 현재 중국직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직원의 89%에 이른다. 중국 내에서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서경배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이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진출에서 성공하기 위해 회사의 역량을 집중했다. 서 회장은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현지 맞춤형 전략을 선보였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1997년 중국에 진출한 ‘라네즈’의 성공이 대표적이다. 서 회장은 진출에 앞서 3년 동안 사전 조사를 거쳐 라네즈의 고급 브랜드화 전략을 세웠다. 라네즈 제품을 주요 도시의 중심가에 위치한 백화점에서만 판매하도록 한 것도 이런 고급 이미지 전략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라네즈의 초기판매 실적이 기대만큼 좋았던 것은 아니다. 서 회장은 2000년 글로벌 전략 컨설팅 회사를 통해 다시 시장조사를 벌였고 중국 내 전략을 수정했다.
서 회장은 새로운 생산시설을 지어 중저가 브랜드는 현지생산을, 고급 브랜드는 수입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중간 관리자나 마케팅 담당자도 현지인을 고용했다. 그 뒤 라네즈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한류열풍이 일면서 아모레퍼시픽에 힘이 실렸다.
2012년 진출한 이니스프리도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따랐다. 중국으로 파견된 한국인 직원들은 현지 직원들과 함께 중국인에 맞는 제품을 개발했다. 현재 이니스프리가 중국에서 개발해 판매 중인 제품은 200여 개에 이른다. 이니스프리는 중국 원브랜드숍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중국 매출액은 3387억 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30%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이 거둔 전체 해외 매출의 62.7%에 이른다. 이에 따라 서 회장은 올 1분기 기준 55개인 중국 내 이니스프리 직영매장을 연말까지 100개로 확장하기로 했다.
이날 포럼의 중국 대표로는 중국 상무부 투자촉진사무국의 류톈쉰 국장과 옌타이시 멍판리 시장, 중국은행 톈궈리 동사장과 바이두 리옌홍 회장, 정타이그룹 난춘후 회장 등이 각각 정부와 민간기업 대표연사로 나섰다.
이 자리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한국과 중국의 주요 경제인과 정부인사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한중 수교 이후 양국 정상과 경제인이 함께 참석하는 대규모 경제 관련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