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가 산회된 뒤 한덕수 국무총리,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안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스타 장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잘하든 못하든 자주 언론에 나와라.”
윤석열 정부 장관들이 대통령의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통령 업무보고와 국회 대정부질문을 거치면서 장관들을 향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뚜렷해졌다.
윤석열 정부를 대표하는 간판 국무위원은 이견의 여지가 없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이를 증명하듯 한 장관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7월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13%로 범보수진영에서 홍준표·오세훈 시장을 제치고 오차범위 내 1위에 올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내각제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총리도 아닌 장관이 차기 대권주자 선두에 이름을 올리는 건 드문 일로 여겨진다. 그만큼 한 장관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는 의미다.
정부 출범 3개월이 다 되도록 검찰총장을 공석으로 두면서 과거 민정수석 역할부터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역할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는 한 장관을 향해 소통령이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온다.
한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전직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야당의 집중공세를 받았으나 효과적으로 방어하면서 오히려 주가를 높였다.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질문을 더 받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언론에 자주 나온다는 점에서는 스타 장관의 조건을 갖췄다. 윤 대통령과 선후배 사이로 가까운데다 권력기구인 경찰을 거느리게 돼
한동훈 장관과 함께
윤석열 정부 투톱으로까지 불린다.
다만
이상민 장관은 잘해서 언론에 나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찰국 신설을 추진하면서 경찰조직 반발이 불거진 데다 이 장관이 하나회 쿠데타 발언을 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 장관은 경찰의 반발 움직임을 두고 하나회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경찰대 졸업 후 경위 임용이 특혜라고 발언까지 내놔 불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가 됐다.
이 장관이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자 민주당은 장관 탄핵소추안 또는 해임건의안 발의를 검토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맞서고 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 장관처럼 논란을 자초하며 말그대로 하룻밤새 깜짝 스타가 됐다.
박 부총리는
윤석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앞당기는 방안을 내놨다. 이전까지 예고되지 않은 정책이었으나 2025년부터 4년에 걸쳐 입학연령을 조정한다는 로드맵까지 제시해 추진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를 두고 반발이 커지자 시기 조정과 여론 수렴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반대 여론을 가라앉히지 못했고 결국 국민이 원치 않으면 폐기할 수도 있다며 4일 만에 태도를 바꿨다.
박 부총리는 이전부터 음주운전 전력과 논문 표절 의혹 등이 논란이 된데다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돼 장관 자질 및 자격 시비가 제기됐다.
여기에 갑작스런 학제개편안 사태가 더해지면서 박 부총리 사퇴 촉구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국가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을 경솔하게 다룬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상민 장관과
박순애 부총리를 경질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반면 정작 박 전 원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며 스타 장관 후보로 꼽은
추경호 사회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존재감은 부각되지 않는 모습이다.
추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 첫 세제개편안을 내놨지만 부자감세 비판을 방어하는데에만 급급하며 국회를 설득하는데 한계를 나타냈다. 밥상 물가 상승 등 민생 경제 위기 상황에도 주도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경제와 관련한 공격이 추 부총리보다는 한덕수 총리에게 향하는 현상이 감지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가운데 인지도로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름값에 비하면 스타 장관으로 불리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원 장관은 현직 장관 최초로 유튜브 채널에서 정책 설명에 나서는 등 윤 대통령의 주문이 있기 전부터 일찌감치 적극적 국정홍보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둔화로 부동산 정책을 향한 관심이 줄어든 데다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자체 혁신안도 아직 성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최근 화두로 꺼낸 심야택시 대란도 다른 부처 현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묻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8월10일 전후 250만 호 이상 주택공급 대책이 발표되고 8월 중순 민관합동TF에서 공공기관 혁신과제 중간보고가 이뤄지면 원 장관을 향한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디모데 기자